인구 550만명 90% 이상이 인도적 위기
지난해 7월부터 고립, 식량·의약품 부족
티그라이 출신 WHO 사무총장, 지원 호소
정부군 24일 인도적 휴전 제안…반군 수용
지난해 5월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의 주도 메켈레에서 주민들이 구호 음식을 받으려고 줄을 서고 있다. 2020년 11월부터 티그라이 반군과 내전을 벌여 온 에티오피아 정부는 24일(현지시간) 인도적 휴전을 선언했다. 2022.3.25 AP 자료사진
코뿔소의 뿔 모양과 닮아 ‘아프리카의 뿔’(소말리아, 소말릴란드, 에리트레아, 에티오피아, 지부티 등 5개국)이라고 부르는 동아프리카 지역의 티그라이(Tigray) 주민들이다.
티그라이 위치
지난해 10월 공습을 받은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의 주도 메켈레에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0년 11월부터 티그라이 반군과 내전을 벌여 온 에티오피아 정부는 24일(현지시간) 인도적 휴전을 선언했다. 2022.3.25 AP 자료사진
특히 굶주림으로 영양실조에 걸린 11만 5000명을 포함해 약 50만명의 어린이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영양실조 비율이 5세 미만 아동의 경우 13%, 임신 및 수유 여성은 60%에 달한다.
미국 구호단체 관계자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대략 70만명이 ‘기아와 같은 상태’에 처해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6월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TPLF) 반군들이 트럭을 타고 주도 메켈레에 입성하고 있다. 2020년 11월부터 티그라이 반군과 내전을 벌여 온 에티오피아 정부는 24일(현지시간) 인도적 휴전을 선언했다. 2022.3.25 AFP 자료사진
유엔은 티그라이에 매일 트럭 100대 분량의 식량과 의약품, 연료를 실어날라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지난해 7월부터 동서남북 통로가 모두 막혀 말 그대로 고립 상태다.
티그라이의 피난민들
지난해 5월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 지역의 아굴라 마을 주민들이 구호물자를 받으려고 이웃마을을 향해 걷고 있다. 2020년 11월부터 티그라이 반군과 내전을 벌여 온 에티오피아 정부는 24일(현지시간) 인도적 휴전을 선언했다. 2022.3.25 AP 자료사진
12월 중순 이후에는 단 한대의 구호 트럭도 티그라이에 들어가지 못했다.
● 책임 돌리는 정부군과 반군정부군과 반군 TPLF는 서로를 탓한다. 레제스 툴루 정부 측 대변인은 정부가 인도적 지원을 차단하고 있다는 주장을 일축하면서 TPLF에 책임을 돌렸다. TPLF 역시 “전투 전후나 전투 중에도 우리 군이 구호트럭의 진입을 막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반박했다.
에티오피아 시위
에티오피아의 북부지역 티그라이 내전으로 인한 사망자의 구체적 윤곽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AP연합뉴스
불행 중 다행으로 지난 1월 말 에티오피아 정부가 긴급 의료물자 수송을 허용하자 적십자사는 31대의 화물기를 띄워 필수의약품을 실어날랐다. 유엔은 이달 중순까지 333t의 의약품을 전달했다고 밝혔지만 현지 병원 의료진들은 턱없이 부족한 양이라고 말했다.
에티오피아 정부군이 티그라이주 메켈레의 토고가 시장에 공습을 퍼부은 24일(현지시간) 근처 병원에서 부상당한 소녀를 어머니가 돌보고 있다. 메켈리 AFP 연합뉴스
아비 아흐메드 에티오피아 총리가 지난해 12월 10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시민청에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에 응하고 있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이번 휴전 선포는 데이비드 새터필드 아프리카의 뿔 담당 미국 특사가 지난 21~22일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방문해 정부 측과 아프리카연합(AU), 유엔 관리, 인도주의 단체 관계자를 만난 뒤 나왔다.
● 전쟁 시작한 에티오피아 총리는 노벨평화상 수상자
아비 아흐메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AFP 연합뉴스
무엇보다 티그라이의 비극을 끝내기 위한 양측의 책임감 있는 평화협상 노력이 절실하다. 지난 2020년 11월 정부군에 티그라이 공격을 지시한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는 20년에 걸친 동아프리카 분쟁을 끝내고 이웃국가들과 화해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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