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한 헬기 좌석 껴안고 12시간 헤엄쳐 해변까지 온 장관님

추락한 헬기 좌석 껴안고 12시간 헤엄쳐 해변까지 온 장관님

임병선 기자
입력 2021-12-22 06:13
수정 2021-12-22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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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캡처 BBC 홈페이지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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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홈페이지 재인용
“난 아직 죽을 때가 안 됐다니까.”

아프리카 남동부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 장관이 헬리콥터 추락으로 바다에 빠진 뒤 12시간 헤엄을 쳐 21일(이하 현지시간) 해변까지 다다른 뒤 기진맥진해 구조대원들의 들것에 실려가며 이런 말을 남겼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세르주 겔레(57) 경찰 장관과 다른 두 명의 안전 관련 관리는 이 나라 북동부 해안에서 침몰한 선박 수습 과정을 지휘하다 전날 저녁 7시 30분쯤 헬리콥터가 추락하는 바람에 물에 빠졌다. 겔레 장관과 두 관리가 따로 해변에 다다른 것은 이날 오전 7시 30분쯤이었다.

이 선박은 원래 화물선인데 불법으로 여객을 태웠다가 침몰했다. 해양 당국은 22일에 적어도 64명이 목숨을 잃었고, 실종된 사람도 24명이나 된다. 50명 가까운 승객은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안드리 라요엘리나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며 극적으로 생환한 겔레 장관과 두 관리에게 찬사를 보냈다. 헬리콥터가 왜 추락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는데 겔레 장관은 돌풍에 휘말려 떨어졌다고 털어놓았다.

BBC와 미국 CBS 뉴스가 겔레 장관 등의 생환 소식을 전했고, 로이터 통신이 화물선 침몰 기사를 보도했는데 모두 선박 침몰 지점과 헬리콥터 추락 지점이 해변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소개하지 않아 아쉽다.  

겔레 장관은 다친 데가 없으며 다만 추울 뿐이라고 했다. 그는 마함보 주민들에게 “우리 가족과 동료들, 정부 요원들이 (들것에 실려 있는) 이 동영상을 널리 봤으면 좋겠다. 난 살아 있고 괜찮다”고 말했다. 자피삼바트라 라보아비 경찰청장은 AFP 통신에 겔레 장관이 헬리콥터 좌석 하나를 물에 떠있을 수 있는 도구로 썼다면서 “그는 늘 스포츠를 즐기는 대단한 스태미나를 갖고 있었다. 장관이 돼서도 그 리듬을 유지했다. 마치 서른 살 같다. 그는 강심장을 지녔다”고 말했다.

겔레 장관은 지난 8월 장관에 임명되기 전까지 30여년을 경찰로 봉직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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