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 만한 나무 조각에 예루살렘과 베들레헴이 달뜨는 이유

엄지 만한 나무 조각에 예루살렘과 베들레헴이 달뜨는 이유

임병선 기자
입력 2019-11-30 12:39
수정 2019-11-30 21:5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예수가 태어난 구유에 들어간 나무 조각 일부가 30일 팔레스타인 료르단강 서안 베들레헴에 있는 예수탄생교회에 도착해 이를 축하하는 미사가 진행되고 있다. 베들레헴 로이터 연합뉴스
예수가 태어난 구유에 들어간 나무 조각 일부가 30일 팔레스타인 료르단강 서안 베들레헴에 있는 예수탄생교회에 도착해 이를 축하하는 미사가 진행되고 있다.
베들레헴 로이터 연합뉴스
유럽에 건너온 지 1300여년 만에 30일(이하 현지시간) 예수 탄생지인 팔레스타인 베들레헴으로 돌아오는 구유 조각이 전날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성 사비어 프란치스칸 교회에서 먼저 모습을 공개했다. 예루살렘 AFP 연합뉴스
유럽에 건너온 지 1300여년 만에 30일(이하 현지시간) 예수 탄생지인 팔레스타인 베들레헴으로 돌아오는 구유 조각이 전날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성 사비어 프란치스칸 교회에서 먼저 모습을 공개했다.
예루살렘 AFP 연합뉴스
예수가 태어난 구유의 아주 작은 조각이 유럽으로 옮겨진 지 1300여년 만에 예수가 탄생한 팔레스타인 베들레헴에 돌아왔다.

바티칸 교황청은 성탄절 이전 4주를 뜻하는 강림절이 시작하는 것에 발맞춰 이탈리아 로마의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 보관돼 있던 목재 조각 가운데 일부를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에 돌려 보내기로 했다. 프란치스코회 수도사들이 운영하는 작은형제회 성지보호관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화해의 선물을 주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구유 유물은 7세기 중반 예루살렘 총대주교인 성 소프로니우스가 교황 테오도르 1세에게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예수 탄생지로 돌아오는 유물은 엄지만 해서 아주 작은 크기지만 매년 수많은 가톨릭 순례자들이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을 찾을 정도로 관심을 끄는 예수 관련 성물이어서 성지를 찾는 순례객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9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 구시가지 성 사비어 프란치스칸 성당에서 미사 도중 공개됐으며 30일 베들레헴으로 옮겨져 예수탄생교회 근처 성 카타리나 프란체스코 교회에 영구히 모셔진다.

순례객들을 안내하는 루이사 플레켄슈타인은 AP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가슴이 뛴다.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기쁘다 못해 눈물이 날 지경이다. 교황님이 베들레헴에 돌려주다니 그 친절함이 고맙다”고 달떠 말했다. 안톤 살만 베들레헴 시장은 팔레스타인 WAFA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마무드 아바스 대통령이 최근 바티칸을 찾아 교황에게 요청드렸는데 교황이 들어주셨다고 소개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요르단강 서안, 가자, 동예루살렘에 사는 팔레스타인 사람 가운데 1%만 기독교 신자다. 하지만 전 세계 순례객들은 베들레헴을 찾아 예수 탄생을 기뻐한다.

아바스 대통령의 교회 관련 업무를 자문하는 아미라 하나니아는 “예수가 탄생한 구유의 일부가 있는 상태에서 성탄을 축하하는 일은 의미심장하고도 엄청난 일”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기독교 전문가 이스카 하라니는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에 “역사의 전위(轉位, inversion)”라며 “일천년 전 로마는 동양의 유물을 수집해 대체 예루살렘을 건설하려고 여념이 없었다. 지금 로마는 예루살렘과 베들레헴에 유물을 돌려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교황은 동방정교회의 수장으로 숭앙받는 성 베드로의 뼛조각 일부도 돌려줬다. 교황은 정교회와 기독교가 한 데 뭉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