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끄지 살해 1주기 앞둔 빈살만 “책임 있지만 ‘지시’는 없었다”

카슈끄지 살해 1주기 앞둔 빈살만 “책임 있지만 ‘지시’는 없었다”

민나리 기자
민나리 기자
입력 2019-09-30 14:39
수정 2019-09-3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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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살만 “증거 있다면 공개돼야”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2018.12.5. 로이터 연합뉴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2018.12.5.
로이터 연합뉴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난해 살해된 사우디 출신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에 대한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직접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거듭 부정했다.

워싱턴포스트는 30일 빈살만 왕세자가 전날 오후 CBS 프로그램 ‘60분’에서 노라 오도넬과의 인터뷰 대본에서 “내가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있다면 대중에게 공개되길 원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사우디 정부가 고용한 이들이 카슈끄지를 살해했다는 점에서 자신의 책임은 인정했으나 직접적인 지시는 내리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 28일 온라인에 공개된 PBS 다큐멘터리 ‘프론트라인’에서도 “그것(카슈끄지 살해 사건)은 내가 모르는 사이 벌어졌다”며 선을 긋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지난해 10월 살해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2019.1.30. AP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지난해 10월 살해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2019.1.30.
AP 연합뉴스
빈살만 왕제사의 잇따른 혐의 부정은 카슈끄지 살해 1주기를 며칠 앞두고 나왔다. 미국에 거주하며 사우디 정부를 비판하는 기고문을 써온 카슈끄지는 지난해 10월 2일 터키 주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사우디에서 파견된 암살팀에 의해 살해됐다. 사우디 당국은 카슈끄지가 영사관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으나 빈살만 왕세자와의 관련성은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지난해 11월 빈살만 왕세자가 이 암살을 지시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엔 특별조사관도 지난 6월 빈살만 왕세자가 배후에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으며 조사를 촉구했다.

지난 1년간 카슈끄지 살해 혐의를 받아온 빈살만 왕세자는 미국 등 세계 무대에서 반인륜적인 지도자로 낙인찍히자 이미지 쇄신에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왕세자는 ‘60분’ 인터뷰에서 “사우디 당국이 언론인으로부터 받는 위협은 없다”면서 “진정한 위협은 언론인을 억압하는 조치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 인권운동가에 대한 당국의 고문 의혹에 대해서도 “그런 일이 실재한다면 괘씸한 일”이라면서 “이 문제에 대해 개인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답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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