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석유시설에 드론 테러…“원유 생산 절반 차질”

사우디 석유시설에 드론 테러…“원유 생산 절반 차질”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19-09-15 08:31
수정 2019-09-1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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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규모 탈황시설·유전
예멘 반군 “무인기 10대 타격”
트럼프, 사우디 왕세자와 통화
폼페이오 “배후는 이란” 지목
원유 수급 불안…유가 요동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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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먼 연기
시커먼 연기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가 소유한 아브카이크 탈황시설이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시커먼 연기가 피어나고 있다. 2019.9.14
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석유시설이 예멘 반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일시적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사우디 정부는 이번 공격으로 전체 산유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게 됐다고 밝혔다. 국제 유가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규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통화를 하고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냈다.

사우디 내무부는 14일(현지시간) 사우디 동부 담맘 부근 아브카이크 탈황 석유시설과 쿠라이스 유전 등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주요 시설 2곳이 무인기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예멘 반군은 자신이 운영하는 알마시라 방송을 통해 14일 “사우디의 불법 침략에 대응해 그들의 석유 시설 2곳을 무인기 10대로 직접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 공격 대상을 더 확대하겠다”라고 경고했다.

아브카이크 탈황 시설은 아람코가 관련 시설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라고 홍보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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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석유시설
불타는 석유시설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가 소유한 아브카이크 탈황시설이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불타고 있다. 2019.9.14
로이터 연합뉴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하루 원유 처리량이 700만 배럴 이상으로, 사우디가 수출하는 원유 대부분이 이곳에서 탈황 작업을 거친다. 2006년에는 알카에다가 폭발물을 실은 차량으로 이곳을 공격했다가 미수에 그쳤다.

쿠라이스 유전도 매장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곳 중에 하나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 시설 가동을 당분단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우디 국영 SPA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번 공격으로 전체 산유량의 절반인 하루 평균 약 57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이 지장을 받게 됐다”며 “가동 중단 기간에는 비축된 원유로 보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의 원유 생산·수출이 차질을 빚으면서 국제 원유 시장의 수급 불안으로 국제 유가도 크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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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AP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AP 연합뉴스
미국은 국제 원유시장에 영향을 줄 목적의 ‘에너지 테러’를 강력히 규탄했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의 자위권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며 “미국은 중대한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트윗을 통해 이란을 공격 배후로 지목하며 “우리는 모든 국가에 공개적으로, 그리고 명백하게 이란의 공격의 규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은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모하마드 자리프 외무장관이 외교에 관여하는 척 하는 동안 사우디에 대한 약 100차례의 공격 배후에 있었다”면서 “이란은 세계의 에너지 공급에 대한 전례없는 공격을 저질렀으며 공격이 예멘에서 비롯됐다는 증거가 없다”고 비난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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