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실조로 뼈만 남은 아기…‘시리아의 참상’

영양실조로 뼈만 남은 아기…‘시리아의 참상’

강신 기자
강신 기자
입력 2017-10-24 22:10
수정 2017-10-24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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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군 봉쇄로 반군지역 식량난…“어린이 41% 위험… 유엔 나서야”

7년째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어린이들이 굶어 죽어 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시리아 정부군의 봉쇄로 반군 장악지역 내 식량난이 극심한 지경에 이르렀으며, 어린이 41%가 영양실조 상태라고 전했다. 시리아 전역의 반군 지역에는 약 350만명의 시민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극심한 영양실조 상태에 처한 생후 1개월 된 시리아 여아 사하르 도프다가 지난 21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반란군 점령지 구타의 한 병원에서 몸무게를 재고 있다. 당시 도프다의 체중은 1.9㎏을 겨우 넘었다. 한국 신생 여아 평균 체중인 3.29㎏에도 훨씬 못 미친다. 도프다는 사진을 촬영한 다음날인 22일 숨졌다. 도프다의 어머니도 영양실조로 젖이 나오지 않아 제대로 수유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 반군 지역은 극심한 식량난에 처해 있으며 특히 어린이들의 영양실조가 위험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구타 AFP 연합뉴스
극심한 영양실조 상태에 처한 생후 1개월 된 시리아 여아 사하르 도프다가 지난 21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반란군 점령지 구타의 한 병원에서 몸무게를 재고 있다. 당시 도프다의 체중은 1.9㎏을 겨우 넘었다. 한국 신생 여아 평균 체중인 3.29㎏에도 훨씬 못 미친다. 도프다는 사진을 촬영한 다음날인 22일 숨졌다. 도프다의 어머니도 영양실조로 젖이 나오지 않아 제대로 수유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 반군 지역은 극심한 식량난에 처해 있으며 특히 어린이들의 영양실조가 위험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구타 AFP 연합뉴스
식량난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정부군의 가혹한 통제에서 비롯됐다. 정부군은 반군 지역으로 향하는 유엔과 각종 국제구호단체의 식료품 가운데 극히 일부만을 통과시킨다. 귀해진 식량을 확보하려고 반군끼리 싸우면서 민간인의 식량난은 더 악화됐다.

얼마 안 남은 식량은 상인들이 사재기했다. 빵, 올리브 등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현재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반군 점령지 구타에서는 설탕 1㎏이 15달러(약 1만 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오랜 내전으로 삶의 기반을 잃은 주민들에게는 감히 넘보기 어려운 큰돈이다.

구타의 의사 야히야 아부 야히야는 “최근 진단한 9700명 어린이 중 4000명(41%)이 영양실조”라면서 “중증 영양실조가 200명, 치명적 영양실조가 80명”이라고 말했다. 신생아들의 목숨도 위협받고 있다. 산모들이 영양실조에 시달려 모유가 나오지 않고 분유는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국제구호단체 관계자는 “식량 공급이 너무 부족하다. 이대로라면 더 많은 아이들이 죽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활동가 라에드 그리웰은 “수천명의 어린이가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엔 등의 결단이 없으면 참혹한 인도적 재앙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 내전은 2011년 알아사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군과 거부하는 정부군의 충돌로 시작됐다. 반군에 화학무기를 사용해 국제사회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축출당할 위기에 놓였던 알아사드 대통령은 2015년 러시아가 시리아 일부를 장악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빌미로 내전에 참가해 정부군 편에 선 덕분에 상황을 역전시켰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7-10-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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