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발효 전 정부군 공습으로 어린이 등 22명 사망 러시아군, IS 거점 공습…러 대사관 로켓포 공격받아
러시아와 터키의 중재로 타결된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간 전면 휴전이 30일 0시(현지시간)를 기해 발효했으나 일부 지역에서 총성과 포성이 들리고 합의 위반 사례가 보고되는 등 불안한 평온이 이어지고 있다고 AP·AFP 등 외신이 보도했다.인권관측소는 또 반군 측이 휴전합의를 위반하고 하마 지역에서 새로운 거점을 장악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반군단체 자이시 알나스르의 모하메드 라시드 대변인은 정부군이 이들리브의 2개 마을을 포격하는 등 먼저 휴전을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앞서 인권관측소의 라미 압델 라흐만 소장은 “수도 다마스쿠스 교외와 알레포에 수 발의 로켓포탄이 떨어진 것을 제외하고는 휴전 발효 한 시간 전부터 모든 전선이 평온했다”고 말했다. 시리아 내 반정부 활동가 마젠 알샤미도 휴전 발효 시각을 앞두고 다마스쿠스 교외가 “아주 평온하다”고 AP통신에 밝혔다.
AP는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시리아 내 알카에다 연계조직이 빠진 휴전협정이 제대로 준수되고 있는지 즉각 확인하기 어렵다면서도 휴전이 지켜지면 적어도 유혈 충돌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휴전 발효 직전 시리아 정부군이 두마와 구타 등 두 도시에 공습과 포격을 가해 여성과 어린이 14명을 포함해 최소 22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28일 두 차례 공격을 받은 다마스쿠스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 휴전 발효를 앞두고 박격포탄 한 발이 떨어졌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러시아 외교부가 밝혔다.
일부 반군 단체들은 휴전 참여에 여전히 유보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전면적인 휴전이 순탄하게 이행될 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시리아 주요 반군단체 아흐라르 알샴은 대변인을 통해 전면 휴전 협정에 참여를 유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전투기들이 IS가 장악하고 있는 도시 알바브 주변의 목표물들을 처음으로 공습했다고 터키의 도안통신이 보도했다. IS는 러시아와 터키가 중재한 휴전협정에서 제외됐다.
한편 러시아와 터키 정부는 시리아 내 정부군과 반군의 전면적 휴전에 관한 협정이 체결돼 이날 0시 발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9일 시리아 내전 주요 당사자간 휴전 합의 사실을 확인하고, 그러나 합의는 “매우 취약하다”며 “각별한 주의와 인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함께 휴전 중재에 나섰던 터키 정부도 휴전 합의 사실을 공개하며 터키, 러시아 양국이 휴전의 보증국으로서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시리아 정부군과 유력 반군들간 휴전이 순조롭게 이행될 경우, 다음 달 중순 카자흐스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단체들 간에 후속 평화협상이 개최될 예정이다.
시리아에서는 이날 발효된 휴전협정을 포함해 올해 들어서만 세번째 전국적인 휴전협정이 체결됐다. 앞선 두차례 휴전협정은 미국과 러시아의 중재로 맺어졌으나 조인 주체들이 서로 휴전을 위반했다고 비난하면서 수 주 만에 무효화됐다.
이번 휴전협정에는 미국과 유엔이 참여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다음달 20일 취임하면 미국도 평화협상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을 비롯해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집트, 카타르, 요르단 등 주변 아랍국가들의 참여도 희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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