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역사적 부당성 바로잡아야”…유럽계 유대인 가정에 팔려간 의혹
이스라엘이 건국 초기 때 발생한 아동 집단 실종 사건 관련 문서를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70년간 의혹으로 남아 있던 이 사건의 실마리가 풀릴지 주목된다.29일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1950년대 예멘 출신 실종 아동의 행적과 운명을 조사한 보고서 등의 문서 20만 건을 전날 공개했다. 이들 문서는 전체 약 40만 쪽 분량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문서 공개가 “역사적 부당성을 바로잡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어 “그 아동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70년 가까이 모른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라며 “우리는 이렇게 마냥 흘러가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언론에 공개된 문서는 아동의 집단실종 당시 상황과 조사 내용 등이 기록된 1967년과 1988년, 1995년 보고서가 주를 이룬다.
그러나 대량의 문서 공개에도 실종 아동을 둔 다수의 가족은 자신들의 자녀 소재지에 관한 새로운 정보를 받지 못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여전히 의혹이 풀리지 않은 아동 집단 실종 사건은 이스라엘 건국 초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스라엘에서는 1948년~1954년 자국으로 유대인들의 집단 이주가 진행될 때 수백 명의 아기들과 어린이가 의문에 휩싸인 채 실종됐다.
이들 실종 아동 대부분은 예멘 등지에서 온 ‘미즈라히’ 유대인 가족 출신이다. 건국 초기 예멘 출신의 유대인 5만 명 가량이 이스라엘로 이주했다.
실종 사건의 피해자가 된 대다수 부모들은 일상적 진료나 치료를 위해 자녀들을 병원에 맡겼다가 갑자기 자녀들이 죽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정확한 사인과 매장 장소 등에 관한 설명이나 어떠한 공식 문서도 받지 못했다.
게다가 이들 부모는 히브리어를 하지 못해 항의를 하거나 자녀를 직접 찾아 나서기도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들 부모는 수년이 지난 후 자신의 자녀들이 실제로는 납치돼 유럽계 유대인 ‘아슈케나지’ 가정에 입양되거나 팔려갔다고 주장했다.
1950년대 당시 이스라엘 병원 운영 책임자들 대부분은 유럽계 유대인들이었다.
이후 이스라엘에 조사위원회가 꾸려져 이 집단실종 사건을 추적했으나 그 실체가 전체적으로 확인되거나 공개된 적은 없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6월 지역협력부 장관인 트자치 하네그비를 조사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이전의 3차례 조사 때 수집한 증거 등을 재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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