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이란, 이라크-시리아-레바논 걸친 영향권 구축”
러시아와 이란, 터키, 미국 등의 개입으로 이른바 다국적 전장이 된 시리아 알레포 전투의 진정한 승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란이라는 평가가 제기됐다.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 데이비드 가드너의 칼럼을 통해 알레포 전투가 외부세력들이 복잡하게 얽히고, 첨단 폭탄과 중세식 공성전이 혼합된 폭력적이고 혼란스런 절차의 일부였다면서 그러나 지역 미래의 관점에서 이란을 위한 승리라고 지적했다.
시리아 정부군 승리의 일등공신인 러시아는 알레포 전투를 계기로 글로벌 강국으로 부상했지만 러시아의 목표는 시리아나 중동이 아니라 미국과 맞먹는 글로벌 역할이며, 이런 점에서 지역 및 시아파 강국을 겨냥한 이란과는 목표가 다르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와 이란은 시리아에서 동맹을 맺고 패망 직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구해냈지만 미국의 차기 도널드 트럼프 정부로부터 기대하는 바는 서로 다르다.
평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칭송해온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푸틴과 가까운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를 국무장관에 지명했지만 트럼프 정부의 안보팀은 반 이란파로 가득차 있다고 칼럼은 지적했다.
그리고 러시아도 참여한 이란과의 국제적인 핵합의의 준수 여부가 트럼프 정부의 대러시아 관계에서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트럼프 행정부 정책이 아직은 불확실하고 자국에 대한 세컨더리 제제가 아직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란은 가급적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 알레포 사태를 서둘러 마무리지으려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알레포 전투 승리를 위해 이란은 혁명수비대와 레바논 헤즈볼라 민병대가 큰 피해를 입었지만 이란은 이를 통해 시아파가 지배하는 이라크 정부로부터 역시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민병대가 장악한 모술 서부 지역, 그리고 시리아 해안과 레바논 베이루트에 이르는 광범위한 ‘보호령’을 구축하게 됐다고 칼럼은 지적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정상적인 미국 정책이라면 이란 강경파에 추가적인 승리를 안겨줄 것인지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며, 미국의 새 정부는 구태여 새 제재를 하지 않고도 기존의 제재만으로도 러시아와 이란을 상대로 아사드 정권의 ‘집권 시한’을 놓고 협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칼럼은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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