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작업 중 민병대 2명 숨져
미국 등 연합군의 공세로 벼랑 끝에 내몰린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고성능폭탄을 적재한 소형 ‘자살 드론’(무인기)을 실전 배치하며 반격에 나섰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 상업용 초소형 드론이 테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정작 첨단 무기를 사용하는 미국의 대응은 한발 늦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2일(현지시간) 이라크 북부 지역에서 쿠르드 자치정부 민병대가 격추한 모형 드론에 설치된 급조폭탄(IED)이 폭발해 민병대원 두 명이 현장에서 숨졌고 함께 있던 프랑스 특수부대원 두 명도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11일 보도했다.
민병대원들은 이 드론이 IS가 정찰 임무에 통상적으로 투입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분해 작업을 시도했지만 분해 과정에서 드론에 든 폭탄이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IS가 정찰용이 아니라 IED가 든 자살용 드론으로 성공을 거둔 첫 사례다.
현지 미군 지휘부는 소형 드론은 무엇이든 폭약이 든 IS 장비로 간주해 격추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IS는 지상 활주로가 있어야 하는 미군의 첨단 군사용 드론과 달리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고 조작도 간단한 드론을 이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뉴 아메리카’의 PW 싱어 연구원 등 전문가들은 “미 국방부가 군사용 드론 격추 전술 개발에만 몰두하느라 IS가 드론을 무기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데 한발 늦었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6-10-1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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