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치킨게임’ 끝나나… 러·이란 참여는 유동적

‘석유 치킨게임’ 끝나나… 러·이란 참여는 유동적

김규환 기자
입력 2016-09-29 22:20
수정 2016-09-30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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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원유감산 합의 이후

‘美 셰일’과 힘겨루던 사우디
최악 재정 적자로 한발 물러나
하루 최대 75만 배럴 감축
할당량 줄다리기로 실행 미지수
이란 생산량 확대 속셈 여전
비회원국 러 동참여부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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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 장관들이 28일(현지시간)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열린 OPEC 임시 회의에서 원유 감산에 합의한 뒤 활짝 웃으며 회의장을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빈 살레 알 사다 카타르 에너지·산업장관, 누어다인 부타르파 알제리 에너지장관,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 알제 AP 연합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 장관들이 28일(현지시간)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열린 OPEC 임시 회의에서 원유 감산에 합의한 뒤 활짝 웃으며 회의장을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빈 살레 알 사다 카타르 에너지·산업장관, 누어다인 부타르파 알제리 에너지장관,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
알제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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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8일(현지시간) 난상토론 끝에 원유 감산에 합의했지만 실제 감산 이행으로 이어질 지가 주목된다. OPEC 14개 회원국 간에 생산량을 배분하는 문제나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의 감산 동참을 끌어내는 과제 등 걸림돌이 많기 때문이다. OPEC은 오는 11월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정식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OPEC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OPEC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을 최대 75만 배럴을 줄여 3250만~3300만 배럴로 감축하기로 합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구체적인 감축방안은 OPEC이 별도의 위원회를 만들어 정례회의까지 지속적으로 협의해 국가별 생산 할당량을 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회원국의 생산량이 결정되면 비회원 산유국에도 감산을 요청할 방침이다.

최대 현안은 OPEC 회원국 간 생산량을 어떻게 배분하느냐다. 서로 많은 생산량을 배정받기 위해 줄다리기를 하는 과정에서 감산이라는 큰 틀이 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프 퀴글리 스트라타스어드바이저 에너지시장 책임자는 “OPEC 합의에 흥분하기는 이르다”며 “중요한 건 구체적인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OPEC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입장이 다소 누그러진 것은 긍정적이다. 사우디는 그동안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국제유가 급락을 정면 돌파했다. 라이벌로 떠올라 원유시장의 공급과잉을 촉발한 미국 셰일업계를 압박하기 위해서다. 강경 대응에도 저유가 기조는 확고해 사우디는 최악의 재정 적자를 떠안았다. 당황한 칼리드 알 팔리흐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전날 이란과 나이지리아, 리비아에 합리적인 범위에서 최대한 생산하도록 하겠다며 물러섰다.

하지만 이란이 문제다. 이란은 하루 평균 360만 배럴 규모로 생산하고 있으나 제재 이전의 수준인 400만 배럴로 산유량을 회복하려는 속셈을 갖고 있다. 이란이 400만 배럴까지 확대한 이후 11월 이후부터 다시 축소하는 것을 동의할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퀴글리 에너지시장 책임자는 “이란 석유장관 입에서 산유량을 제재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OPEC 내에서 할당량이 정해지더라도 비회원국의 동참은 또 다른 과제다.

비회원국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의 동참 여부가 관건이다. 러시아는 생산량을 계속 늘려 왔으며 최근까지도 증산 준비를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이 산유량 회복을 추진하고 정정불안 등으로 원유 생산에 차질을 빚던 리비아와 나이지리아가 산유량을 다시 늘리고 있다는 점도 복병이다.

WSJ는 이번 합의에도 불구하고 OPEC의 산유량은 감산을 통한 목표치를 하루 100만 배럴가량 초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불확실성에 골드만삭스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의 올해 말 배럴당 43달러, 내년 말에 53달러대라는 기존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6-09-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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