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시리아 내 쿠르드민병대 공격…시리아사태 더 꼬이나

터키, 시리아 내 쿠르드민병대 공격…시리아사태 더 꼬이나

입력 2015-10-28 09:22
수정 2015-10-2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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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가 시리아 내의 쿠르드족 민병대를 공격해 가뜩이나 복잡한 시리아 사태를 더욱 꼬인 양상으로 몰고 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터키군은 지난 주말 동안 시리아 북서부 텔아비야드와 코바니에서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를 두 차례 공격했다.

터키 국경과 맞닿은 이들 도시는 YPG가 장악한 거점 지역이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는 현지 TV방송과의 인터뷰에서 “YPG가 유프라테스강 서쪽으로 넘어온다면 우리는 그들을 공격할 것”이라면서 “이미 두 차례 공격을 했다”고 밝혔다.

터키가 YPG 타격에 나선 것은 이 단체가 세력을 확장해 시리아 북부를 통째로 장악하고 같은 쿠르드족인 터키의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계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터키는 PKK를 반군으로 간주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24일 회견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은 북부 시리아 전체를 차지하는 것일 뿐”이라며 “우리는 어떤 조건에서도 시리아 북부가 이런 술책의 희생양이 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터키는 시리아 내 쿠르드족이 국경지대에 독립세력을 구축할 경우 자국 내 쿠르드족 등의 분리 움직임에 기름을 끼얹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미국이 최근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기 위해 공중에서 낙하산으로 뿌린 50t의 탄약 중 상당 부분이 YPG의 손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나 이들을 통해 탄약이 다시 PKK로 유입될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다음 달 1일 총선을 앞둔 터키 정권이 쿠르드족과 갈등을 고조시켜 ‘안보 정국’을 조성함으로써 선거에서 유리한 국면을 차지하려는 노림수가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미국의 우방인 터키가 역시 미국의 지원을 받는 쿠르드족과 정면 충돌한 이번 사태는 러시아의 시리아 내전 개입으로 골치를 썩고 있는 미국에 또 하나의 숙제를 안겨준 셈이 됐다.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독재정권 타도를 위해 국제연합군을 주도하는 미국으로서는 동맹세력인 터키를 홀대하기 어렵지만, IS 격퇴전에서 가장 큰 성과를 내고 있는 YPG가 위험에 처하는 것을 방조할 수도 없는 처지다.

미국은 쿠르드 민병대가 유프라테스강 서쪽으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데 합의하는 등 그동안 터키와 공조체제를 유지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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