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요르단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끊임없는 전란 시달려
17일(현지시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함락된 라마디는 이라크에서 가장 넓은 안바르 주(州)의 주도로 끊임없이 전쟁에 시달린 비운의 도시다.지난 1869년 오스만 제국이 이 지역에 사는 둘라이미족을 정착시켜 통제하고자 건설했으나, 탄생한 지 150년도 안돼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7년 11월 오스만 제국을 공격한 영국군에 점령됐다가 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1년에는 잠시 동안 독일의 지원을 받은 이라크 쿠데타군의 수중에 넘어갔다.
라마디가 다시 전란에 휩싸인 것은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 때였다.
수니파가 절대 다수인 이 도시는 사담 후세인 정권을 겨냥한 미군의 공격에 가장 강력히 저항했으나 결국 미군에 함락됐다.
그러나 후세인 정권이 붕괴된 뒤에도 같은 안바르 주의 팔루자와 함께 수니파 반미 저항세력의 거점으로 자리잡는 바람에 크고 작은 전투가 끊이지 않았다. 2004년에는 미군과의 전투로 두 도시에서 수천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2005∼2006년에도 알카에다가 이라크에서 세력을 확대하면서 라마디에서는 포화가 멈출 날이 별로 없었다.
원래 이 도시는 유프라테스강에 인접해 관개시설이 잘 돼 있고 비옥한 충적토로 이뤄진 평야 지대로 농업이 발달했으나, 국제정세와 종교문제로 인한 전란의 희생양이 돼온 셈이다.
이라크전 당시까지만 해도 50만명으로 추산됐던 도시 인구는 2000년대 후반 들어 27만여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지난해부터 IS와 이라크 정부군 사이에서 뺏고 뺏기는 격전이 벌어진 이후 피란민들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IS는 자신들을 지지하는 수니파 인구가 많고 수도 바그다드에서 불과 110㎞ 떨어진 이 도시를 장악하는 데 전력을 집중해왔다.
현재 절반 이상이 IS의 지배를 받는 안바르 주는 바그다드에서 시리아, 요르단으로 연결되는 주요 도로가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여서 이라크 정부군과 미국 주도 동맹군의 라마디 탈환 작전이 거세질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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