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 위해 보행 연습하고 있었다”
새해 첫날 일본 노토반도에서 규모 7.6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대피해야 하는지 모르고 산책하던 할머니(사진 왼쪽)를 차에 태운 지 9초 만에 마을에 쓰나미가 들이닥치는 영상이 공개됐다. 엑스(X) 캡처
지난 8일 일본 TV 아사히와 엑스(X)에는 지난 1일 강진 발생 직후 이시카와현 상황이 담긴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는 지팡이를 짚은 할머니가 해안가 근처를 천천히 걷고 있었다. 그 옆을 지나쳐 대피하던 차 한 대는 핸들을 돌려 할머니에게 다가갔다.
남성 운전자는 할머니에게 다가가 “지진이 일어났다. 위쪽으로 안 올라가냐”고 말했다. 이에 할머니가 당황해하자 운전자는 급박한 목소리로 “뭐 하는 거냐. 차에 타라”라고 외쳤다.
차에 탄 할머니가 “다들 어디 갔느냐”고 묻자 남성은 “모두 위쪽으로 대피했다”고 답했다.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나자마자 굉음과 함께 엄청난 속도로 쓰나미가 밀려왔다. 할머니가 차에 탄 지 불과 9초 만이었다.
차량 전·후방 카메라에는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운전자는 급격히 밀려오는 쓰나미를 뚫고 고지대로 무사히 대피했다.
재활 위해 걷던 중 지진 발생…“감사하다”10일 TV 아사히에 따르면 지팡이를 짚고 걷고 있던 할머니는 근처에 거주 중인 89세 여성이었다. 이 여성은 지진 발생 20여분 전 집에서 출발했고, 걷는 도중 지진이 발생했다.
여성의 아들은 “어머니는 지진 발생 전부터 다리가 불편했다”며 “재활을 위해 보행 연습을 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머니의 죽음을 각오하고 포기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어머니가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운전자) 남성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여성은 현재 대피소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의 가족은 운전자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0일 오전 9시 기준 강진 사망자는 전날보다 1명 늘어난 203명으로 집계됐다.
새해 첫날 일본 노토반도에서 규모 7.6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대피해야 하는지 모르고 산책하던 할머니를 차에 태운 지 9초 만에 마을에 쓰나미가 들이닥치는 영상이 공개됐다. 액스(X) 캡처
새해 첫날 일본 노토반도에서 규모 7.6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대피해야 하는지 모르고 산책하던 할머니를 차에 태운 지 9초 만에 마을에 쓰나미가 들이닥치는 영상이 공개됐다. 액스(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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