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임금 순위 세계24위 곤두박질…美의 55%
터키, 체코 수준…6년 후면 폴란드에 역전
英전문가 ‘모든 문제는 노동생산성 정체 때문’
30년간 日노동생산성 2.2%↑…美는 60%
일본 도쿄 시부야역 앞을 분주히 지나는 사람들.
최고의 일본경제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전직 금융인이 옛 동유럽 국가들보다도 낮아진 일본의 임금 현실을 개탄하며 ‘이노베이션(혁신)을 통한 노동생산성의 획기적 개선’만이 앞으로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유력 경제주간지 도요게이자이 인터넷판에 게재된 ‘일본인의 너무 낮은 임금 문제, 너무나도 단순한 근본 원인: 모든 것은 30년간의 노동생산성 정체로 귀결된다’라는 제목의 데이비드 앳킨슨 칼럼.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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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일본학을 전공한 앳킨슨은 ‘일본의 생존 전략’, ‘일본기업의 승산’, ‘신 일본 구조개혁론’ 등 저서를 통해 일본 경제의 혁신을 강조해 왔다. 현재는 일본 문화재 보수 전문회사 고니시 미술공예사의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20일 일본 도쿄에서 한 남성이 환율 지표를 보여 주는 게시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날 일본은행이 장기 금리를 깜짝 인상하자 달러 대비 엔화가 한때 132엔대까지 하락했다.
도쿄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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앳킨슨은 “그동안 생산성을 끌어올려 일본을 추월한 나라와 지역이 적지 않다”며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 슬로베니아, 리투아니아, 이스라엘 등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일본 도쿄 니혼바시에 위치한 일본은행 건물.
김태균 기자
김태균 기자
그는 한국과 폴란드를 일본과 직접 비교했다.
“1990년 한국의 평균 임금은 일본의 61.3%에 불과했지만, 2015년 일본을 추월해 현재는 일본의 1.09배까지 격차를 벌렸다. 옛 공산권 국가인 폴란드도 1995년 평균 임금이 일본의 45.7%에 불과했지만, 2021년에는 84.5%까지 따라왔다. 이대로라면 2029년에 폴란드가 일본을 앞지를 것이다.”
인플레이션과 엔화가치 하락 등으로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일본 국가채무의 심각성이 더욱 두드러지게 부각되고 있다. 도쿄의 시민이 일본 기업 시가총액 1위인 도요타자동차 매장 앞을 지나고 있다.
도쿄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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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기준으로 인건비 등 노동분배율이 전체 선진국 평균은 56.8%, 일본은 56.1%로 나타났다. 이렇게 노동분배율이 선진국 평균과 거의 같은 수준인데도 일본의 임금 순위가 하락한 것은 일본의 노동생산성이 다른 나라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앳킨슨은 “2021년 일본의 노동생산성은 세계 36위로 경악할 정도로 뒤처져 있다. 스페인, 슬로베니아, 체코, 리투아니아, 그리스보다도 낮다.”
코로나19 예방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2일 일본 도쿄의 중심가를 걷고 있다. 2020.08.02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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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일본의 노동생산성은 30여년 전인 1990년과 비교해 고작 2.2% 높아지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미국이 60%나 향상된 것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낮은 수치다.
“경제는 ‘인구 증가’와 ‘생산성 향상’을 통해 성장한다. 인구 증가는 양적 효과를 가져다주지만, 생활 수준의 향상은 생산성이 높아질 때 비로소 가능하다. 따라서 인구가 증가해도 생산성이 높아지지 않으면 국가의 경제 규모는 커지지만,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활이 풍요로워질 수 없다.”
한 남성이 19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 닛케이 지수가 표시된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도쿄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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앳킨슨은 “현 상황을 타개하려면 생산성을 높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으며, 그 유일한 방법은 이노베이션(혁신)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의 임금이 오르지 않고 외국에 추월당한 것은 결국 설비투자, 연구개발, 인력투자가 부족해 충분한 이노베이션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1인당 연구개발비에서 일본은 세계 12위에 머무르고 있는 것을 하나의 사례로 들었다. 1위인 한국을 비롯해 그 뒤를 잇는 미국, 싱가포르, 대만 등에 이노베이션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본 도쿄의 도시바 본사 로고 아래에 한 남성이 지나는 모습.
사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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