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은 복종을 싫어해”…쇠락하는 日폭력단 ‘야쿠자’ 절반이 50~80대 중노년층

“젊은이들은 복종을 싫어해”…쇠락하는 日폭력단 ‘야쿠자’ 절반이 50~80대 중노년층

김태균 기자
입력 2023-03-23 14:51
수정 2023-05-2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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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조직원 2만 2400명…전년보다 1700명↓
평균연령 54.2세…10년 전보다 6.8세 높아져

일본 야쿠자들의 세계를 그린 영화 ‘아웃레이지’ 포스터(2010년)
일본 야쿠자들의 세계를 그린 영화 ‘아웃레이지’ 포스터(2010년)
통상 ‘야쿠자’로 불리는 일본 폭력단의 쇠락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구성원의 전체 평균 연령이 54.2세로 10년 전보다 6.8세 늘었다고 아사히신문이 23일 일본 경찰청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일본 전역의 폭력단 세력은 약 2만 2400명으로 전년보다 1700명 줄었다. 18년 연속 감소세다.

폭력단 조직에 직접 속한 조직원이 약 1만 1400명, 조직에 속하지는 않지만 활동에 관여하는 준 조직원이 약 1만 1000명이다.

지난해 경찰에 검거된 조직원 및 준 조직원은 전년보다 15.6% 감소한 9903명으로, 1991년 폭력단대책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1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오는 10월부터 ‘폭력단 배제 특별구역’으로 지정될 예정인 일본 도쿄 신주쿠구 가부키초 유흥가 김태균 특파원
오는 10월부터 ‘폭력단 배제 특별구역’으로 지정될 예정인 일본 도쿄 신주쿠구 가부키초 유흥가
김태균 특파원
경찰청은 “폭력단 척결 노력과 의식변화가 사회에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폭력단 세력의 나이는 50대가 30.8%로 가장 많고 60대와 70대 이상도 각각 12.5%와 11.6%에 달하면서 50대 이상이 절반을 넘었다. 40대는 26.3%, 30대는 12.9%였고 20대는 5.4%로 가장 적었다.

평균 나이는 54.2세로 10년 전보다 6.8세 상승했다.

조직별 규모는 가장 큰 야마구치파(본부 고베시) 8100명을 비롯해 스미요시회(도쿄도) 3800명, 이나가와회(도쿄도) 3100명, 고베야마구치파(고베시) 760명 등이다.

현재 야마구치파는 2015년 분열해 떨어져 나간 고베야마구치파와 기관총까지 동원해 상대 유력인사를 살해하는 등 유혈 투쟁을 벌이고 있다.
살인죄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일본 유일의 ‘특정위험지정폭력단’ 구도회의 전 총재 노무라 사토루(73). TV화면 캡처
살인죄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일본 유일의 ‘특정위험지정폭력단’ 구도회의 전 총재 노무라 사토루(73). TV화면 캡처
경찰청은 폭력단의 활동이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젊은 세대가 상하 복종 관계에 얽매이는 폭력조직을 기피하고 있는 것을 고령화의 주된 이유로 분석하고 있다.

아사히는 “폭력단 세력의 규모는 줄어들고 있지만 명확한 조직 실체가 없이 집단적, 상습적으로 불법행위를 일삼는 ‘준 폭력단’이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일본 폭력단은 관련 법규 강화, 경찰 단속 심화, 사회구조 변화, 수입원 고갈, 조직원 고령화 등으로 갈수록 세력이 위축되고 있다.

수입원은 전통적으로 마약 밀매, 도박, 공갈·협박, 부실채권 추심, 사기 등이었으나 1992년 폭력단대책법 시행 이후 30여년간 사법당국의 단속과 처벌이 지속되면서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지난 22일 중장비에 의해 철거되고 있는 일본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 고쿠라키타구의 특정위험지정폭력단 구도회 본부 건물. TV화면 캡처
지난 22일 중장비에 의해 철거되고 있는 일본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 고쿠라키타구의 특정위험지정폭력단 구도회 본부 건물. TV화면 캡처
최근 들어 폭력단은 불법행위를 해서 얻는 이익에 비해 적발당했을 때 받는 불이익이 상대적으로 경미한 분야를 신사업 영역으로 개척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2018년 고치현에서 적발된 장어 치어 불법 매매 사건의 경우 폭력단에 적용된 법정 벌 최고액은 10만엔이었지만 이들이 3년 동안 챙긴 이익은 6억 2000만엔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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