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때문에 사는 게 점점 힘들어요” 유럽 무슬림의 한탄

“인종차별 때문에 사는 게 점점 힘들어요” 유럽 무슬림의 한탄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4-10-24 16:56
수정 2024-10-2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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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거주 무슬림 9600명 대상 조사
47% “최근 5년간 인종차별 경험”
오스트리아 71% 독일 68% 이르러
“전통복장 입은 여성은 더 큰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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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치러진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극우 정당 ‘오스트리아자유당’(FPÖ)이 원내 제1당이 된 가운데 3일(현지시간) 수도 빈에서 열린 FPÖ 반대 시위에 “인종차별을 위한 자리는 없다”는 문구의 손팻말이 보인다. 2024.10.3 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치러진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극우 정당 ‘오스트리아자유당’(FPÖ)이 원내 제1당이 된 가운데 3일(현지시간) 수도 빈에서 열린 FPÖ 반대 시위에 “인종차별을 위한 자리는 없다”는 문구의 손팻말이 보인다. 2024.10.3 로이터 연합뉴스


유럽연합(EU)에 거주하는 무슬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최근 5년간 인종차별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6년 새 8%포인트나 증가했다고 2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이 전했다.

유럽연합(EU)의 인권감시기구인 기본권청(FRA)은 2022년까지 5년간 인종차별 경험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47%가 인종차별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앞서 2016까지 5년간의 경험 조사에선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응답자는 39%였다.

이번 조사는 EU 13개 회원국(그리스, 네덜란드, 덴마크, 독일, 룩셈부르크, 벨기에, 스웨덴, 스페인, 아일랜드,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프랑스, 핀란드)의 무슬림 96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특히 반이민 정책을 앞세운 극우 성향 ‘오스트리아자유당’(FPÖ)이 지난달 총선에서 원내 제1당이 된 오스트리아에선 응답자의 무려 71%가 인종차별을 겪었다고 답했다. 또 다른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꾸준한 지지를 얻고 있는 이웃나라 독일에서도 무슬림 68%가 차별을 당했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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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 강경 우파 정당 ‘체가’ 지지자들이 리스본에서 무분별한 이민자 수용 정책 등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4.9.29 EPA 연합뉴스
포르투갈의 강경 우파 정당 ‘체가’ 지지자들이 리스본에서 무분별한 이민자 수용 정책 등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4.9.29 EPA 연합뉴스


13개국 전체 응답자 중 39%는 직장에서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했다. 41%는 자신의 경력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일자리에서 일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응답자 35%는 주택 구매하거나 빌릴 때 차별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다. 이 역시 2016년의 22%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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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에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이지고 있다. 2024.7.27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런던에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이지고 있다. 2024.7.27 로이터 연합뉴스


설문 조사를 진행한 FRA의 비다 베레스네비치우테는 “이 같은 인종차별은 만연하고 지속적”이라며 “EU에서 무슬림으로 사는 것은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EU에서의 인종차별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무슬림들은 빈곤을 벗어나지 못할 확률이 더 높고, 과밀 주택에 거주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FRA은 분석했다. EU 전체 인구와 비교했을 때 무슬림이 학교를 일찍 그만둘 가능성은 3배 더 높았다.

특히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는 등 종교적 복장을 고수하는 무슬림 여성의 경우 노동시장에 훨씬 더 큰 차별을 겪는다고 FRA는 짚었다.

그럼에도 인종차별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거나 신고했다고 답한 사람은 6%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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