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첫 메달 안겼지만…‘국민 영웅’ 벽화 하루 만에 훼손, 이유는

올림픽 첫 메달 안겼지만…‘국민 영웅’ 벽화 하루 만에 훼손, 이유는

조희선 기자
조희선 기자
입력 2024-08-14 13:25
수정 2024-08-14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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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나이지리아계 배구 국가대표 파올라 에고누
파리 올림픽 金 획득 활약했으나 인종 차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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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화가 라이카가 ‘이탈리아다움’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탈리아 배구 국가대표 파올라 에고누의 벽화(왼쪽)가 공개된 지 하루만인 13일(현지시간) 훼손됐다. 에고누의 얼굴과 팔다리가 분홍색으로 덧칠돼 있는 모습(오른쪽). 라이카 인스타그램 캡처·EPA 연합뉴스
거리 화가 라이카가 ‘이탈리아다움’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탈리아 배구 국가대표 파올라 에고누의 벽화(왼쪽)가 공개된 지 하루만인 13일(현지시간) 훼손됐다. 에고누의 얼굴과 팔다리가 분홍색으로 덧칠돼 있는 모습(오른쪽). 라이카 인스타그램 캡처·EPA 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이탈리아 여자 배구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나이지리아계 간판 공격수 파올라 에고누(25)의 벽화가 공개된 지 하루 만에 훼손됐다.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일메사제로는 로마에 있는 이탈리아 올림픽위원회(CONI) 본부 외벽에 그려진 에고누의 벽화가 훼손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에고누의 얼굴과 팔다리가 분홍색 스프레이로 덧칠돼 있다.

이탈리아에서 나이지리아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에고누는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이탈리아에 사상 첫 배구 올림픽 금메달을 안겼다.

배구 강국 이탈리아는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컵, FIVB 세계선수권대회 등 주요 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했으나 유독 올림픽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에고누는 지난 11일 열린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양 팀 최다인 22점을 내고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로마에 있는 이탈리아 올림픽위원회(CONI) 본부 외벽에는 에고누를 기리는 벽화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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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현지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배구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딴 이탈리아의 파올라 에고누가 메달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1일(현지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배구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딴 이탈리아의 파올라 에고누가 메달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라이카’라는 이름의 거리 화가가 그린 이 벽화에는 에고누가 공을 스파이크하는 모습 아래에 ‘이탈리아다움’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라이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벽화 사진을 올리며 “외국인 혐오, 인종차별, 증오를 멈추라”고 적었다.

앞서 로베르토 반나치 유럽의회 의원은 육군 소장이었던 지난해 발간한 에세이 ‘거꾸로 뒤집힌 세상’에서 “에고누의 신체적 특징은 이탈리아인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흑인이 어떻게 이탈리아 국가대표가 될 수 있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에고누는 2015년부터 이탈리아 여자배구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지만 인종 차별에 지속적으로 시달려왔다.

그는 2022년 FIVB 세계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이탈리아가 브라질에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인종 차별적 메시지가 쏟아지자 대표팀 잠정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당시 마리오 드라기 총리를 비롯해 각계에서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졌고, 에고누는 다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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