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 ‘비밀의 방’ 15일 열린다

미켈란젤로 ‘비밀의 방’ 15일 열린다

송한수 기자
송한수 기자
입력 2023-11-01 23:55
수정 2023-11-0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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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전 숨어서 그림 그렸던 곳
1975년 발견 후 일반에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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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피렌체 메디치 예배당 지하 ‘비밀의 방’에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의 작품으로 알려진 목탄화가 그려져 있다. 500여년 전 미켈란젤로는 교황의 탄압을 피해 길이 10m, 너비 3m, 높이 2.5m 크기의 공간에 숨어 지냈던 것으로 추정된다. 피렌체 AP 연합뉴스
이탈리아 피렌체 메디치 예배당 지하 ‘비밀의 방’에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의 작품으로 알려진 목탄화가 그려져 있다. 500여년 전 미켈란젤로는 교황의 탄압을 피해 길이 10m, 너비 3m, 높이 2.5m 크기의 공간에 숨어 지냈던 것으로 추정된다.
피렌체 AP 연합뉴스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 라파엘로 산치오(1483~1520)와 함께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이끈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1475~1564)가 500여년 전 숨어서 그림을 그렸던 곳이 일반에 공개된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스탐파는 31일(현지시간) 피렌체의 메디치 예배당 지하에 있는 ‘비밀의 방’이 오는 15일부터 내년 3월 30일까지 제한적으로 공개된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문화부는 추후 공개 연장과 방문객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길이 10m, 너비 3m, 높이 2.5m인 이 공간은 미켈란젤로가 1530년 메디치 가문을 피렌체에서 쫓아낸 공화정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클레멘스 7세 교황의 노여움을 산 뒤 숨어 지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1975년 당시 메디치 예배당 관장이었던 파올로 포제토가 발견했다. 예배당의 방문객이 늘어나자 새로운 출구를 고민하던 관장은 공간을 살피다 옷장 아래 숨겨진 다락문을 찾아냈다. 문을 열어 돌계단을 따라가니 두 겹의 석고벽이 나타났고 벽을 헐자 60여개의 섬세한 목탄 그림이 드러났다.

많은 학자는 이 그림들이 미켈란젤로의 작품이라고 했지만 일부에선 의문을 갖고 있다. 이 시기에 미켈란젤로가 이미 50대에 이르렀고 강력한 후원자들을 거느린 터라 그렇게 초라한 밀실에서 지냈을 리 없다는 논리를 편다.

세상에 드러난 ‘비밀의 방’에는 학자, 언론인, 대기업 관계자 등만 예외적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2018년엔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찾았다.

일시적으로 일반에 개방하기로 하면서 오는 15일부터는 한번에 4명씩, 매주 최대 100명만 입장 가능하다. 내부에 머무는 시간도 15분 내로 제한된다. 좁은 공간인 데다 조명 노출 시간이 길어지면 작품이 손상될 수 있는 탓이다.
2023-11-0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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