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루지’ 파월에 산타랠리 물거품… 글로벌 증시 하락

‘스크루지’ 파월에 산타랠리 물거품… 글로벌 증시 하락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2-12-15 21:38
수정 2022-12-1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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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금리인하’ 시장 기대 무너져
日닛케이 0.37%↓… 亞증시도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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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한 뒤 워싱턴DC 연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 EPA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한 뒤 워싱턴DC 연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 EPA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14일(현지시간) 세간의 예상대로 ‘빅스텝’(금리 0.5% 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금리 인상 속도조절을 개시했지만, 연말 산타랠리 기대는 물거품이 되는 분위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내년 0%대 경제성장을 불사하고 고금리 유지는 물론 금리 인하 역시 없다고 선언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연준의 ‘분기별 경제 전망’(SEP)에 2023년 기준금리 인하는 없다”며 “인플레이션 하락세 지속을 확신하기에는 상당히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 당분간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이날 내년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0.5%로 전망해 지난 9월 전망치(1.2%)보다 0.7% 포인트나 낮췄다. 그럼에도 파월 의장은 “아직 충분히 제약적인 (통화)정책 스탠스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 오늘 우리의 판단”이라며 장기적인 고금리 시대를 예고했다. 파월 의장은 그간 일각에서 희망했던 ‘물가상승률 목표치’(2%)의 상향 가능성도 일축했다.

연준 의원들도 이날 공개한 점도표에서 내년 최종금리가 5.1%에 이를 것으로 판단했다. 미 기준금리가 5% 선을 넘은 건 2007년 9월이 마지막이었다.

전날 공개된 지난달 물가상승률(7.1%)이 11개월 만에 최소 상승폭을 기록했지만 임금 인상 및 우크라이나 전쟁 등 물가를 부추길 변수가 여전하다는 평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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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4일(현지시간) 한 직원이 머리를 감싸며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날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내년에도 금리 인하로 전환하지 않겠다고 시사하면서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뉴욕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4일(현지시간) 한 직원이 머리를 감싸며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날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내년에도 금리 인하로 전환하지 않겠다고 시사하면서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뉴욕 로이터 연합뉴스
이에 내년 중에 조기 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시장의 기대가 무너지면서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 등 주요 지수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15일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토픽스지수도 전날 대비 각각 0.37%, 0.18% 떨어져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약세에 머물렀다.

볼빈자산운용그룹의 지나 볼빈 사장은 “어제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에 연말 기분을 내던 투자자들로서는 오늘 파월 의장의 스크루지 연기에 ‘산타랠리’ 희망이 박살났다”고 평가했다.

다만 파월 의장의 고금리 장기화 언급에도 이날 기준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2년물 미 국채금리는 외려 전날보다 0.05bp(1bp=0.01% 포인트) 내린 4.2178%를 기록했다. 내년에 경기침체가 올 경우 파월 의장의 말과 달리 연준의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판단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로이터통신은 “시장이 연준의 매파적 입장을 믿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이날 “파월 의장은 더 많은 사람들을 해고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실직자 가족들에게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연준의 긴축 기조 강화를 비판했다. 반면 파월 의장은 “여전히 연착륙 가능성은 열려 있다. 아직 경기침체는 아니며 완만하지만 경기는 회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2-12-1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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