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도발 항공편 운영 일시중지 발표
대사관도 10명 집단감염…교민 확진 확산세
사망자 급증에 병원 치료 어려워 ‘패닉’ 상태
교민 100여명 “버림 받아… 공포감 말로 못해”
인도 하루 35만명 확진, 2800명 사망 최고치
뉴델리 화장장 과부하에 시신 처리도 난망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증하는 인도에 사는 교민들이 한국 정부의 한-인도 간 부정기 항공편 운항 허가 중단 소식에 집단 공황 상태에 빠졌다. 교민들은 “여기서 그냥 죽으라는 것이냐”면서 “국가에서 전세기를 띄워 국민을 구출하거나 백신을 보내줘야 할 판에 운항을 중단하다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주인도한국대사관도 26일 홈페이지에 이런 내용을 공지하면서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문의한 결과 “내국인(한국인) 이송 목적으로 운항하는 경우 제한적으로 허용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전날인 25일 “전날부터 인도발 부정기편 운영 허가를 일시 중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장 다음달로 예정된 귀국 특별기 6∼7편의 운항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항공사와 여행사는 잠정적으로 특별기 운항 날짜를 정한 상태로 이미 예약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현재 인도에서 한국으로 들어가는 항공편의 경우 정기편은 없고 부정기편만 운행된다.
내달 이후 귀국 여부가 불확실해지자 교민 사회에서는 큰 혼란이 빚어졌다.
회사의 귀국 권고에 따라 항공편을 예약했던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주재원 가족은 물론 사업 프로젝트 진행, 자녀 입시 준비 등을 위해 한국에 들어가야 하는 이들의 발목이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편 운항 중단에 아내 펑펑 울어”
“나라에서 버림 받았단 생각”
강호봉 재인도한인회장은 “매일같이 뜨는 정기편이야 일시적으로 막을 수 있겠지만 정부가 어떻게 한 달에 몇 차례 뜨지도 않는 특별기 운항을 막으려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인도 교민은 여기에서 죽으라는 이야기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교민은 “항공편 운항 중단 소식을 접한 아내가 펑펑 울었다”며 “나라에서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교민 사회의 공포감이 말도 못 할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교민 사회는 최근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크게 두려워하는 분위기다.
하루에 35만명 넘는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병원 중환자실이 거의 꽉 찬 상태이기 때문이다.
감염돼 상태가 나빠지더라도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실제로 지난 19일 인도 교민 A씨가 산소호흡기를 갖춘 중환자실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다가 뒤늦게 병상을 확보했지만 결국 목숨을 잃기도 했다.
설사 입원하더라도 제대로 된 치료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형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병실서 환자 사망해도 시신 안 치워”
“병상 얻어도 산소호흡기 외 치료 못해”
한 교민은 “병원 복도에서 대기하던 도중 옆 병실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사망했다”면서 “하지만 인력이 모자라는지 한동안 시신을 치우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운 좋게 중환자용 병상을 얻는다고 하더라도 산소호흡기 외에는 사실상 아무 치료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날까지 주인도대사관에 보고된 누적 교민 확진자 수는 100여명이다. 하지만 대사관에 알리지 않은 감염자가 많기 때문에 실제 확진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의 교민 수는 약 1만 1000명이다.
문제는 교민 거주지의 감염자가 갈수록 늘어난다는 점이다.
뉴델리 남쪽 주택가에서도 24일 기준으로 353명의 확진자(누적 아닌 현재 감염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
교민이 많이 사는 뉴델리 인근 구루그람(옛 구르가온)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도 약 10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재택근무 8~9일째 확진,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 몰라 더 공포”현지 대사관, 산소발생기 교민 지원
대사관에서도 한국 직원과 현지 직원 등 10명이 집단 감염된 상태다.
한 교민은 “주위 교민이 계속 감염되고 있다”면서 “한 지인은 재택근무를 한 지 8∼9일째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는데 어디서 어떻게 감염되는지도 모르니 더욱 공포스럽다”고 말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대사관과 한인회가 의료용 산소발생기를 한국에서 긴급 조달하기로 했다.
현재 대사관이 교민 지원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3대의 산소발생기 외에 약 20대를 더 들여오기로 한 것이다.
강호봉 회장은 “이미 8대를 주문했고 10여대를 더 주문할 계획”이라면서 “이 장비는 외교 행랑을 통해 긴급 수송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이 산소발생기는 중환자용이 아니기 때문에 상태가 심각한 환자는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도, 35만명 신규 확진…최고치 경신
하루 2812명 사망…병상·산소통 태부족 인도의 코로나19 상황은 날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26일 신규 확진자 수는 35만 299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1일(29만 5041명) 이후 6일 내리 기존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22일 신규 확진자가 31만 4835명 나오며 이미 미국의 종전 세계 최고 기록도 넘어선 상태다.
이날 신규 사망자 역시 2812명으로 역대 최고치에 올랐다.
인도는 올해 2월까지만 해도 신규 확진자, 사망자가 각각 1만명대, 100명 이하로 나타났지만 이후 약 두 달 동안 확산세가 거세졌다.
현재까지 최소 1차 백신 접종까지 마친 이는 국민의 8.6%이고, 2차 접종까지 완료한 비율은 1.6%에 그친다.
폭증하는 확진자·사망자로 인해 현지 보건 체계는 붕괴 직전 상태에 달했다.
병원에선 병상과 산소가 부족하고, 특히 수도 튜델리 일부 병원에선 산소 공급이 끊어지면서 환자 수십명이 사망했다.
의약품과 산소통이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암시장 가격이 몇 배로 뛰기도 했다.
뉴델리에선 사망자가 불어나며 화장장이 시신을 처리하느라 과부하에 걸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대사관도 10명 집단감염…교민 확진 확산세
사망자 급증에 병원 치료 어려워 ‘패닉’ 상태
교민 100여명 “버림 받아… 공포감 말로 못해”
인도 하루 35만명 확진, 2800명 사망 최고치
뉴델리 화장장 과부하에 시신 처리도 난망
인도 코로나19 사망자 폭증에 급조된 화장장
인도 뉴델리의 임시 화장장에서 2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들의 시신이 장작불로 소각되고 있다. 인도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화장장이 부족한 상황이다. 뉴델리 AP 연합뉴스 2021-04-25 연합뉴스
코로나19 입국 제한 실시 국가 여행 주의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셀프 체크인 카운터 화면에 입국 제한 조치 실시 국가에 대한 여행주의보 안내문이 표시되고 있다.
캐나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 중인 인도, 파키스탄에서 오는 항공편 운항을 30일간 중단하기로 했다. 2021.4.23 연합뉴스
캐나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 중인 인도, 파키스탄에서 오는 항공편 운항을 30일간 중단하기로 했다. 2021.4.23 연합뉴스
주인도한국대사관도 26일 홈페이지에 이런 내용을 공지하면서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문의한 결과 “내국인(한국인) 이송 목적으로 운항하는 경우 제한적으로 허용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전날인 25일 “전날부터 인도발 부정기편 운영 허가를 일시 중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장 다음달로 예정된 귀국 특별기 6∼7편의 운항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항공사와 여행사는 잠정적으로 특별기 운항 날짜를 정한 상태로 이미 예약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현재 인도에서 한국으로 들어가는 항공편의 경우 정기편은 없고 부정기편만 운행된다.
내달 이후 귀국 여부가 불확실해지자 교민 사회에서는 큰 혼란이 빚어졌다.
회사의 귀국 권고에 따라 항공편을 예약했던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주재원 가족은 물론 사업 프로젝트 진행, 자녀 입시 준비 등을 위해 한국에 들어가야 하는 이들의 발목이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 뉴델리 강둑에 마련된 코로나19 사망자 화장터
인도 뉴델리의 야무나 강둑에 마련된 화장터에서 22일(현지시간) 새벽 직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들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인도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화장장의 과부하 상황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델리 AFP 연합뉴스 2021-04-23
장작불로 코로나19 사망자 시신 태우는 인도 화장장
인도 뉴델리의 한 화장터에서 2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들의 시신이 장작불에 타고 있는 가운데 한 남성이 근처를 지나고 있다. 인도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화장장이 부족한 상황이다.뉴델리 로이터 연합뉴스 2021-04-23
“나라에서 버림 받았단 생각”
강호봉 재인도한인회장은 “매일같이 뜨는 정기편이야 일시적으로 막을 수 있겠지만 정부가 어떻게 한 달에 몇 차례 뜨지도 않는 특별기 운항을 막으려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인도 교민은 여기에서 죽으라는 이야기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교민은 “항공편 운항 중단 소식을 접한 아내가 펑펑 울었다”며 “나라에서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교민 사회의 공포감이 말도 못 할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교민 사회는 최근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크게 두려워하는 분위기다.
하루에 35만명 넘는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병원 중환자실이 거의 꽉 찬 상태이기 때문이다.
감염돼 상태가 나빠지더라도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실제로 지난 19일 인도 교민 A씨가 산소호흡기를 갖춘 중환자실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다가 뒤늦게 병상을 확보했지만 결국 목숨을 잃기도 했다.
설사 입원하더라도 제대로 된 치료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형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작불로 화장되는 인도 코로나19 사망자 시신들
인도 뉴델리의 한 화장터에서 2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들의 시신이 장작불로 화장되고 있다. 인도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화장장이 부족한 상황이다.뉴델리 로이터 연합뉴스 2021-04-23
“병상 얻어도 산소호흡기 외 치료 못해”
한 교민은 “병원 복도에서 대기하던 도중 옆 병실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사망했다”면서 “하지만 인력이 모자라는지 한동안 시신을 치우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운 좋게 중환자용 병상을 얻는다고 하더라도 산소호흡기 외에는 사실상 아무 치료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날까지 주인도대사관에 보고된 누적 교민 확진자 수는 100여명이다. 하지만 대사관에 알리지 않은 감염자가 많기 때문에 실제 확진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의 교민 수는 약 1만 1000명이다.
문제는 교민 거주지의 감염자가 갈수록 늘어난다는 점이다.
뉴델리 남쪽 주택가에서도 24일 기준으로 353명의 확진자(누적 아닌 현재 감염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
교민이 많이 사는 뉴델리 인근 구루그람(옛 구르가온)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도 약 10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인도 코로나 검사-AP 연합뉴스
어떻게 감염됐는지 몰라 더 공포”현지 대사관, 산소발생기 교민 지원
대사관에서도 한국 직원과 현지 직원 등 10명이 집단 감염된 상태다.
한 교민은 “주위 교민이 계속 감염되고 있다”면서 “한 지인은 재택근무를 한 지 8∼9일째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는데 어디서 어떻게 감염되는지도 모르니 더욱 공포스럽다”고 말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대사관과 한인회가 의료용 산소발생기를 한국에서 긴급 조달하기로 했다.
현재 대사관이 교민 지원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3대의 산소발생기 외에 약 20대를 더 들여오기로 한 것이다.
강호봉 회장은 “이미 8대를 주문했고 10여대를 더 주문할 계획”이라면서 “이 장비는 외교 행랑을 통해 긴급 수송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이 산소발생기는 중환자용이 아니기 때문에 상태가 심각한 환자는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급증에 의료용 산소 부족 겪는 인도
아마다바드 로이터=연합뉴스인도 서부 아마다바드의 한 공장에서 25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에게 공급할 산소통을 충전해 옮기고 있다. 인도에서는 코로나19 환자가 크게 늘어 치료에 필수인 의료용 산소가 부족해지자 공업용을 전환해 사용하고 있다. 아마다바드 로이터 연합뉴스 2021-04-26
코로나19 확진자 사흘새 100만명 폭증한 인도
인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상인 가운데 23일(현지시간) 수도 뉴델리의 그루 테그 바하두르 병원 밖에서 한 코로나19 환자가 입원을 기다리며 임시 병상에 누워 있다. 인도는 이날까지 사흘 사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0만 명 가까이 늘어나는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 2021.4.24
AP 연합뉴스
AP 연합뉴스
하루 2812명 사망…병상·산소통 태부족 인도의 코로나19 상황은 날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26일 신규 확진자 수는 35만 299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1일(29만 5041명) 이후 6일 내리 기존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22일 신규 확진자가 31만 4835명 나오며 이미 미국의 종전 세계 최고 기록도 넘어선 상태다.
이날 신규 사망자 역시 2812명으로 역대 최고치에 올랐다.
인도는 올해 2월까지만 해도 신규 확진자, 사망자가 각각 1만명대, 100명 이하로 나타났지만 이후 약 두 달 동안 확산세가 거세졌다.
현재까지 최소 1차 백신 접종까지 마친 이는 국민의 8.6%이고, 2차 접종까지 완료한 비율은 1.6%에 그친다.
폭증하는 확진자·사망자로 인해 현지 보건 체계는 붕괴 직전 상태에 달했다.
병원에선 병상과 산소가 부족하고, 특히 수도 튜델리 일부 병원에선 산소 공급이 끊어지면서 환자 수십명이 사망했다.
의약품과 산소통이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암시장 가격이 몇 배로 뛰기도 했다.
뉴델리에선 사망자가 불어나며 화장장이 시신을 처리하느라 과부하에 걸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인도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폭증으로 비상인 가운데 사두(힌두교 성자)와 신도들이 목욕 의식을 위해 갠지스강으로 행렬을 지어 가고 있다. 연합뉴스
나흘 동안 1만명 코로나 사망…인도 길거리는 화장장이 됐다
24일(현지시간) 인도 수도 뉴델리에 임시로 마련된 노천 화장장에서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한 이들의 시신들이 화장되고 있다. 최근 4일간 누적 신규 사망자 수는 9758명으로 1만명에 육박했고 이날 오전 코로나19 일일 신규 사망자 수는 2767명으로 날마다 종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뉴델리에서만 역대 최다인 357명이 사망한 이날 화장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35만명에 육박하며 인도의 코로나19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뉴델리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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