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사열 등 ‘도착 리허설’… 김정은 대역, 역 앞 특산물 코너 이동

軍사열 등 ‘도착 리허설’… 김정은 대역, 역 앞 특산물 코너 이동

강신 기자
강신 기자
입력 2019-02-26 00:16
수정 2019-02-26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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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맞이’ 분주한 동당역·하노이 표정

金동선 고려 역 주변 급히 횡단보도 그려
“김정은·트럼프, 쌀국수 먹으면 좋을 것
국가 브랜드 국제사회 각인도 큰 기대”
회담장 유력 호텔 주변 군인 삼엄 경계

북한 대사관 정문·모든 창문 굳게 닫혀
공안들이 순찰하며 취재진 활동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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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당역 앞 몰려든 취재진
동당역 앞 몰려든 취재진 특별전용열차로 평양을 출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경유해 26일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5일 동당역 주변에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다.
하노이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북미 정상회담 때문에 검문이 심해진 것은 맞아요. 그래도 하노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난다니, 대단한 일 아닌가요? 여기서 회담한다고 발표했을 때 저도, 제 친구들도 얼마나 좋아했는지 몰라요.”(하노이 시민 A씨)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다가오면서 당국의 각종 검문, 통제가 심해지고 있다. 25일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만난 하노이 시민들은 그러나 양 정상의 만남과 평화 분위기 조성, 베트남의 국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직장인 비엔(26)씨는 “사회주의 국가이면서도 미국과 사이 좋은 베트남이야말로 북미 간 중재자로 적격”이라면서 “베트남이 귀빈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환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 쌀국수를 먹으면 좋은 분위기가 나올 것”이라면서 “이번 기회에 베트남 국가 브랜드가 국제사회에 각인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시민은 “평화를 위한 회담이 열리는 것이 뜻깊다”면서 “무엇보다 하노이가 국제적 도시로 인정받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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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기·인공기·금성홍기 든 오토바이 행렬
성조기·인공기·금성홍기 든 오토바이 행렬 25일 베트남 하노이의 한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탄 시민들이 미국 국기인 성조기와 북한 인공기, 베트남 금성홍기를 들고 지나가면서 평화 회담을 기원하고 있다.
하노이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과거 각국 정상 방문 때보다 통제 수위가 낮다는 점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하노이에 거주하는 한 한인 교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에는 3개월간 도로를 통제했다”면서 “그런데 이번에는 27일과 28일에만 통제해 한결 낫다”고 전했다.

정상회담장으로 유력한 소피텔레전드메트로폴호텔과 메트로폴호텔에 인접한 베트남 영빈관(게스트하우스)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소총과 망원경을 든 베트남 군인들은 영빈관 건너편의 베트남 중앙은행 옥상에서 사방을 살폈다. 공안 20여명이 흰색 곤봉을 들고 주변을 점검했다. 이번 방문 기간 중 김 위원장이 참배할 것으로 알려진 호찌민 묘소 역시 막판 준비로 분주했다. 베트남 군인들은 금속탐지기를 들고 묘소 주변에 위험 요소가 없는지 점검했고, 공안 20여명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관광객 가운데 수상한 인물이 없는지 살폈다.

하노이 주재 북한 대사관은 무거운 침묵에 잠겼다. 정문의 철문은 물론 모든 창문은 굳게 닫혔다. 베트남 공안 4명이 정문을 지켰고 2명은 순찰했다. 순찰조의 한 공안은 주변 취재진에게 저리 가라는 듯 손을 저으면서 베트남어로 소리쳤다.

김 위원장이 26일 도착할 것으로 알려진 랑선성 동당역에서도 바쁜 움직임이 감지됐다. 신원 미상의 남성 6~7명은 김 위원장 도착 리허설을 했다. 김 위원장 대역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단상에서 내려오면서 주변 남성과 악수를 나눴고, 동당역 앞에 마련한 특산물 코너로 이동했다.

베트남 당국은 역사에서부터 특산물 코너까지 김 위원장의 동선을 감안해 이날 오후 9시쯤 아스팔트 위에 급히 횡단보도를 그렸다. 이와 관련해 특산물 코너의 한 남성에게 김 위원장이 내일 동당역에 오는지 묻자 그는 “나는 그냥 여기를 둘러보러 온 것일 뿐”이라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하노이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하노이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9-02-2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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