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 없어 다음 비행기 탄 아버지와 딸만 ‘실종’

좌석 없어 다음 비행기 탄 아버지와 딸만 ‘실종’

입력 2014-12-29 16:28
수정 2014-12-2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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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에어아시아기 출발시간 변경 몰라 비행기 놓치기도

28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바해 상공에서 실종된 에어아시아 QZ8501기 탑승객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이들의 무사귀환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친지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이 비행기에 1명씩 있었던 영국인과 싱가포르인은 부녀지간으로 밝혀졌다고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홍콩계 영국인 치 만 초이는 아내와 아들을 앞 비행기로 보내고, 싱가포르 국적의 두 살배기 딸 조이와 함께 QZ8501기를 탔다가 사고를 당했다.

알스톰파워 인도네시아 지부에서 근무하는 초이는 연말을 맞아 싱가포르에 있는 가족과 여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4명이 같이 앞 비행기를 타려고 했지만, 좌석을 구하지 못해 둘씩 나눠탄 것이 그만 운명의 갈림길이 됐다.

절반이나마 무사한 초이 가족과 달리 일가족이 사고 비행기에 탄 일도 있다.

인도네시아인 탑승객 위나타의 가족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부부와 13살 아들, 9살 딸이 모두 QZ8501기를 탔다. 한 번도 에어아시아 비행기를 탄 적이 없어 소식을 듣고도 침착했는데 탑승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왔다”면서 울음을 터트렸다.

친구 사이인 인도네시아 10대 소녀 둘은 나란히 부모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이들의 부모는 싱가포르에서 유학 중인 딸들을 만나러 비행기를 탔다가 실종됐다. 가족을 만날 기쁨에 들떴던 소녀들은 슬픔을 안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주안다 공항에서 새 소식을 기다리는 한 실종자 가족은 “떠나는 날 아침에 (가족이) 전화를 걸어 장난스럽게 ‘내년에 보자, 영원히 안녕’이라고 인사했는데 사고가 났다”고 망연자실했다.

한편, 비행기 출발 시간이 앞당겨진 사실을 몰라 구사일생 격으로 비행기를 놓치고 가슴을 쓸어내린 이들도 있다.

인도네시아의 크리스티아나와티 가족은 어머니와 남동생 가족까지 10명이 함께 싱가포르에서 신년을 맞기로 했다.

에어아시아는 15∼16일 이들이 예약한 QZ8501 출발 시간이 28일 오전 7시30분에서 2시간 앞당겨졌다고 알리는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까지 걸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이들은 결국 비행기를 놓쳤고, 잔뜩 화가 난 채로 다음 비행기 표를 발권하다가 사고 소식을 들었다.

크리스티아나와티는 “1년에 2번씩 가족과 함께 싱가포르에 갈 때마다 에어아시아를 이용했고, 안전한 항공사라고 믿었지만, 이번 사고로 믿음이 흔들렸다”면서 “앞으로는 국영 가루다 인도네시아를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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