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고위급 접촉 예고한 폼페이오…김여정 방미 가능성

北고위급 접촉 예고한 폼페이오…김여정 방미 가능성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18-10-21 09:48
수정 2018-10-2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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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리용호보다 상징성 커
이방카 트럼프 대면 가능성도
김여정에게 사진 전달받는 폼페이오
김여정에게 사진 전달받는 폼페이오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으로부터 사진을 전달받고 있다. 2018.10.8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약 10일 후 북한의 고위급 인사와의 대화를 기대한다고 언급하면서 그가 어디서 누구와 만날 지 관심이 쏠린다.

폼페이오 장관은 멕시코를 방문 중에 2차 북미정상회담 날짜와 장소를 잡고 있다며 관련 논의를 위해 “약 열흘 내에” 북한 측 카운터파트의 고위급 회담이 “여기에서” 열리기를 매우 기대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19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의향을 공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카운터 파트가 누구인지도 공개하지 않았고 대화 장소도 ‘여기’라고만 했다. 이에 대해 북한이 아닌 미국 워싱턴을 거론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미 외교당국은 추가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동생이자 ‘비서실장’ 격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의 특사 자격 방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도움을 받아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2018.9.19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도움을 받아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2018.9.19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여정이 ‘김씨 일가’라는 상징성과, 실세로서 다른 인사들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논의의 재량권을 가졌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제1차 북미 정상회담(6월12일) 준비 과정에서부터 지난 7월초 폼페이오 장관 3차 방북때까지 폼페이오의 카운터파트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활동했지만 거친 스타일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이 그를 꺼린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북한의 대표적인 대미 외교통인 리용호 외무상이 노련한 외교관으로서 폼페이오 장관의 상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지난 9월말 유엔 총회를 계기로 한 ‘폼페이오-리용호’ 회동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뒀다거나, 둘 간 ‘케미(궁합)’가 좋다는 평가는 나오지 않았다.

김여정 당 중앙위 부부장이 미국에 ‘신선한’ 인물이라는 점도, 그의 방미 가능성을 높이는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 비핵화 조치와 그에 대한 상응조치로 북미가 치열한 기싸움을 하는 상황에서 부드러운 이미지의 김여정이 미국 방문을 통해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외교 이벤트의 ‘최적임자’라는 분석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이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 차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18.2.23  사진공동취재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이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 차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18.2.23
사진공동취재단
김여정의 방미가 성사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 친서를 전달하고,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는 등의 일정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 딸인 이방카 트럼프와의 대면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의 속내를 가장 잘 알고, 그것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 미국의 분위기를 있는 그대로 김 위원장에게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은 김여정”이라며 “(5월말 방미한 김영철 부위원장에 이은) 김 위원장의 두번째 특사는 김여정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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