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생포 북한군은 20세·26세”
북한군 포로 “참전 아닌 훈련인 줄”
턱, 다리에 부상입고 키이우로 이송
국가정보원, 현지서 통역 지원 중
북러협력 중요 정보 제공 가능성
전쟁포로 지위 포함 향후 신병처리 주목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했다고 주장했다. 2025.1.11 젤렌스키 텔레그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했다고 주장했다. 영상은 우크라이나군이 생포한 북한군. 2025.1.11 우크라 보안국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생포한 북한군 2명은 각각 2005년, 1999년 출생한 저격수와 소총수로 전해졌다. 이들은 각각 머리와 다리를 다친 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후송돼 치료를 받는 한편, 현지에 파견된 한국 국가정보원의 통역 지원 하에 우크라이나 보안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쿠르스크 전장에서 생포한 북한군 신상과 현재 상태를 구체적으로 알렸다.
보안국에 따르면 포로 중 한 명은 2005년생(20세)으로, 소총병으로 2021년 입대했다. 그는 생포 당시 시베리아 남부 투바 공화국 출신의 26세 안톤 아리우킨이라는 러시아 군인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가을 러시아에서 1주일간 러시아군과 협동작전 수행 훈련을 받았을 때 신분증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이 병사는 자신이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이 아닌 훈련을 위해 파견된 것이라고 믿었다고 진술했다.
1999년생으로 26세인 다른 한 명은 2016년에 입대해 저격수로 복무했다고 말했다. 이 병사는 턱을 다쳐 말을 할 수 없는 탓에 종이에 답변을 적는 식으로 심문이 이뤄지고 있다.
현지 의사에 따르면 한 명은 두개안면 부상으로 치과 치료를 받을 예정이며, 다른 병사는 하퇴골 골절 상태다.
보안국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한 명은 턱에, 한 명은 양손에 붕대를 감은 채 병원으로 보이는 시설의 침대에 누워 있었고 빨대로 물을 마시기도 했다.
보안국은 치료 및 심문을 위해 이들을 키이우로 후송했으나 영어나 러시아어, 우크라이나어를 할 줄 몰라 국정원과 협력하는 한국인 통역사를 통해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군 포로는) 국제법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적절한 조건에서 구금돼 있다”고 보안국을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했다고 주장했다. 2025.1.11 젤렌스키 텔레그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했다고 주장했다. 영상은 우크라이나군이 생포한 북한군. 2025.1.11 우크라 보안국
앞서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 84전술그룹과 공수부대가 북한군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한 명은 지난 9일에 붙잡혔으며 다른 한명의 생포 시기는 언급되지 않았다.
보안국은 북한군 생포에 대해 “북한이 러시아의 전쟁에 참여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첫 북한 전쟁 포로들이 키이우에 있다”면서 “용병이 아닌 정규 북한군”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쿠르스크에 파병된 북한 군인을 생포해 신상 내역과 함께 공식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우크라이나 매체가 북한군 생포를 보도했으나 국정원은 지난달 27일 해당 북한군이 부상 악화로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다친 북한군 몇 명을 생포했으나 심각한 부상으로 모두 사망했다고 말한 바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했다고 주장했다. 영상은 우크라이나군이 생포한 북한군. 2025.1.11 우크라 보안국
우크라이나 당국이 생포된 북한군을 통해 러시아의 군사작전 및 북러 협력과 관련한 중요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생포된 포로들은 북한과 러시아 간 협력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러시아 군사작전과 북한군의 상호작용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포된 북한군 2명의 신병처리는 아직 미지수다. 일단 젤렌스키 대통령이나 시비하 외무장관의 발언을 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들을 북한군 전쟁포로로 분류하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생포된 북한군을 러시아군 소속으로 인정한다면 ‘포로의 대우에 관한 제네바협약’에 따라 전쟁포로 지위가 부여되고 러시아 송환 대상이 된다. 러시아와 북한 모두 자국군 소속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이들은 ‘불법 전투원’ 등으로 간주돼 전쟁포로 지위를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병사들이 한국행을 원할 경우 귀순도 가능할 수 있다는 지적도 하지만 ‘모든 국적의 포로를 전쟁포로로 대우하며 북한군 병력도 우크라이나인과 교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전 발언 등을 감안할 때 간단한 일은 아니다.
북한군은 작년 11월부터 가을부터 러시아 쿠르스크에 파병됐다. 파병군 규모는 1만 1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했다고 주장했다. 영상은 우크라이나군이 생포한 북한군. 2025.1.11 우크라 보안국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