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AFP 연합뉴스
12년 동안 네차례 치러진 총선서 단독 과반을 놓친 적이 없는 일본 자민당에 불길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오는 27일 중의원 선거(총선)를 앞두고 단독 과반이 위태롭다는 여론조사가 잇따른다. 이 경우 지난 1일 취임한 이시바 시게루(사진) 총리의 구심력은 급격히 줄어 단명할 가능성이 커진다.
요미우리신문과 일본경제신문(닛케이신문)이 지난 15~16일 유권자 16만 58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17일 발표한 결과, 전체 289개 지역구 가운데 자민당 후보가 ‘유력’한 지역구는 전체 30%에 불과했다. 반면 접전지는 전체 약 40%에 달했다.
9만 7207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조사를 추가로 분석한 요미우리신문은 자민당이 후보를 낸 지역구 266곳 가운데 우위가 100곳으로 38%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120곳은 접전, 40곳은 열세로 나타났다.비례 대표도 기존 72석이 위태로울 것으로 조사됐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 상황도 심상치 않다. 지역구 후보 11명 가운데 2명만 우위 나머지는 접전 양상이다. 비례 역시 기존 23석이 무너질 위기다.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465석(지역구 289석+비례 176석) 가운데 과반수인 233석을 확보해야 최소한 정권을 유지할 수 있다. 지난 9일 해산 시점 자민당 의석은 247석(공명 포함 258석)이었다.
특히 파벌 비자금 스캔들로 자민당 공천에서 배제되거나, 비례대표 중복 입후보가 금지된 지역구 44곳 가운데 절반 이상이 상대 후보와 접전(24명) 또는 열세(10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우세인 곳은 10곳으로 22%에 그쳤다. 마이니치 조사에서는 자민당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추가해 203~250석을 차지할 것으로 나왔다.
이런 결과는 파벌 비자금 스캔들로 인한 유권자의 ‘정치 불신’이 커진 탓이라는 분석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시바 총리가 새내각의 기세를 몰아 중의원을 해산했지만 파벌 비자금 스캔들 역풍이 강해 의도했던 대로 상황이 전개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아직까지 부동층이 약 30%로 관찰되는 데다, 야권 단일화 지역이 크게 준 점은 변수로 남아있다. 이시바 총리는 선거 승패 기준을 지난 9일 해산 시점(258석)보다 낮은 ‘자민·공명 연립 여당의 과반 의석 확보’로 낮춰잡았으나 일본에서는 자민당 단독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사실상 패배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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