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고위 관리 하셈 사피에딘(가운데)이 7월 4일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고위 사령관 모하메드 나세르의 장례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베이루트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은 지난 30일 레바논 국경을 침범해 지상전을 벌인지 닷새 만에 헤즈볼라 전투원 440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의 공습에 지하 벙커에서 폭사한 하산 나스랄라의 뒤를 이어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직을 승계할 것으로 예상됐던 하셈 사피에딘(60)도 사망했다는 관측이 돌고 있다.
아랍 방송 알자지라는 5일(현지시간) 나스랄라의 사촌 사피에딘이 지난 3일 밤 헤즈볼라 정보본부를 표적으로 삼은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사피에딘도 암살당했을 가능성이 있어 헤즈볼라 조직의 승계가 문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 분석가 마르완 비샤라는 알자지라 방송에서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 후보였던 사피에딘과 연락이 두절됐다는 것은 조직 내 정보가 유출됐다는 의미”라며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지도자를 한 명씩 찾아내 공격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6일 레바논 베이루트의 다히예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인해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베이루트 AP 연합뉴스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헤즈볼라 지휘소, 무기고, 터널 등을 공격했으며 30일부터 지상전을 시작해 지난 5일 동안 적어도 440명의 헤즈볼라 요원을 사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IDF 참모총장 헤르지 할레비 중장은 “헤즈볼라에 계속 압력을 가해 적에게 지속적인 피해를 입혀야 한다”며 “헤즈볼라에겐 구제책이나 휴식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 IDF 특공여단과 야할롬 정예부대의 병력은 이스라엘 국경에 접근하기 위해 헤즈볼라 요원들이 사용했던 지하 터널 갱도 여러 개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다니엘 하가리 IDF 대변인은 이스라엘 국경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에서 발견한 250m 길이의 헤즈볼라 터널 영상을 공개하며 “이 복합 시설은 헤즈볼라 테러리스트들이 갈릴리 지역 사회를 공격하기 위해 사용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4일 이스라엘의 공습에 피난을 떠난 레바논 주민들이 시리아 국경을 넘어 대피하고 있다. 피난 행렬 바로 앞에 이스라엘의 공격에 생겨난 거대한 분화구가 있다. 마스나 AFP 연합뉴스
하가리 소장은 “우리는 헤즈볼라를 북쪽으로 밀어내고 있다”면서 “일부 테러리스트는 도망쳤고, 일부는 근접 전투에서 우리 군대에 패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IDF는 레바논 남부에서의 지상 전투가 필요에 따라 확대될 수 있지만, 몇 주 내로 가능한 빨리 작전을 종료할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지상 작전은 “제한적이고, 지역적이며, 표적화된 공격”으로 국경 지역의 헤즈볼라 군사 시설을 파괴해 약 7만명의 북부 이스라엘 주민들을 귀환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두 나라 간의 긴장이 계속 고조됨에 따라 “훨씬 더 강력한” 보복으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외무장관인 아바스 아라그치는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명확하다”며 “모든 행동에 대해 이란은 유사한 반응을 보일 것이며, 훨씬 더 강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