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가지러 간 사이 ‘일가족 사망’…피투성이 된 가장, 다 잃었다

물 가지러 간 사이 ‘일가족 사망’…피투성이 된 가장, 다 잃었다

윤예림 기자
입력 2024-09-05 16:01
수정 2024-09-0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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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공습에 아내·세 딸 모두 잃은 아빠…우크라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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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에 거주하던 어머니와 세 딸 등 아버지를 제외한 일가족 4명이 4일(현지시간) 러시아 공습에 사망했다. 사진은 러시아 공습에 아내·세 딸 모두 잃은 야로슬라프 바질레비치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에 거주하던 어머니와 세 딸 등 아버지를 제외한 일가족 4명이 4일(현지시간) 러시아 공습에 사망했다. 사진은 러시아 공습에 아내·세 딸 모두 잃은 야로슬라프 바질레비치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의 공습으로 아버지를 제외한 일가족 4명이 목숨을 잃는 비극이 발생했다. 가족들을 대피 장소에 두고 물을 가지러 가 홀로 살아남은 남성의 사연에 우크라이나 전역이 슬픔에 잠겼다.

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에서 러시아의 공습으로 야로슬라프 바질레비치는 아내와 세 딸을 한꺼번에 잃었다.

야로슬라프는 아내 예브헤냐와 세 딸 야리나(21), 다리나(18), 에밀리아(7)를 집안보다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주택 건물 계단에 대피시켰다. 이후 혼자 물을 가지러 집안에 들어간 사이 가족들이 대피한 건물에 미사일이 날아들었고, 이들은 모두 사망했다.

AFP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한 공습 현장 사진에는 야로슬라프가 피투성이가 된 채로 구급대원들에 의해 옮겨지는 아내와 딸들의 시신을 망연자실한 얼굴로 바라보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공습으로 르비우에서는 야로슬라프 가족 4명을 포함해 7명이 숨지고 60명이 넘게 다쳤다. 안드리 사도비 르비우 시장은 50채 넘는 시내 중심가 주택이 파괴되고 의료시설 2곳과 학교 2곳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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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에 거주하던 어머니와 세 딸 등 아버지를 제외한 일가족 4명이 4일(현지시간) 러시아 공습에 사망했다. 사진은 지난해 둘째 딸의 입학식 이후 촬영해 어머니가 페이스북에 올린 가족 사진.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에 거주하던 어머니와 세 딸 등 아버지를 제외한 일가족 4명이 4일(현지시간) 러시아 공습에 사망했다. 사진은 지난해 둘째 딸의 입학식 이후 촬영해 어머니가 페이스북에 올린 가족 사진. AFP 연합뉴스


한순간에 아버지 홀로 남은 이들 가족의 사연에 르비우 지역 사회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역이 슬픔에 잠겼다. 안드리 시장은 숨진 큰딸 야리나가 르비우 시청에서 일한 적이 있다면서 애도했다.

둘째 딸인 다리나는 르비우 시내의 우크라이나 가톨릭 대학에서 우크라이나 문화를 전공하는 장학생으로, 올해 2학년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 측은 성명을 내고 “이는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상실”이라며 “무고한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해, 이들의 아버지 야로슬라프를 위해 기도하자”고 전했다.

이번 공습이 벌어진 르비우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국경과 불과 60여㎞ 떨어진 곳에 있다. 이곳은 우크라이나 동부 주민들이 전쟁 피란처로도 찾을 만큼 안전하다고 여겨진 곳이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우크라이나 남동부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후방 도시인 르비우에는 전쟁을 피해 온 피란민 수만명이 현재 머물고 있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르비우의 군수산업 시설을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로 공습했다고 주장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러시아군이 밤새 우크라이나를 향해 미사일 13발을 쏘고 드론 29발을 날렸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날 오전 4시 전국에 공습경보를 발령하고 르비우·키이우·체르니히우·폴타바·수미 등 각지에서 방공망을 가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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