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
업무 강도 높은 것으로 유명해
인센티브 제도에 이직률 2.7%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 2024.5.22 AFP 연합뉴스
미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의 직원들이 주 7일 근무를 하는 등 높은 업무 강도에 시달림에도 불구하고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퇴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전·현직 직원 10명은 긴 근무 시간과 격렬한 말다툼이 뒤따르는 회의 등의 고충에도 거의 모든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다고 전했다.
마케팅 부서에서 일했다는 엔비디아 전직 직원은 “하루에 7~10회 회의에 참석했고 각 회의에는 30명 이상이 들어왔다. 종종 싸움이 벌어졌고 고성도 오갔다”면서도 “‘황급 수갑’(인센티브) 덕분에 2년 동안 참았다. 더 많은 부를 얻을 기회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고객을 위한 기술 지원 부서에서 일했다는 엔비디아 전직 직원은 “일주일 내내, 가끔 새벽 1~2시까지 일해야 했지만 급여 인센티브 때문에 버티다 5월에 퇴사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엔비디아에는 다음 스톡그랜트(회사 주식을 무상으로 주는 인센티브 제도의 일환)를 기다리는 직원이 수백만 명이나 있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는 4년에 걸쳐 사용할 수 있는 스톡그랜트를 정기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의무보유 기간이 있는 스톡옵션과 달리 스톡그랜트는 받으면 바로 현금화가 가능하다.
지난 6월 대만 타이베이의 Computex에서 한 사람이 엔비디아 로고를 지나가고 있다. 2024.8.1 로이터 연합뉴스
AI 열풍의 최고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주가가 고공행진했고 지난 6월 18일(현지시간)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오르면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이 됐다. 전 세계적인 AI 열풍에 따라 AI 데이터 추론과 학습에 필수적인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중요해지면서 주가가 폭등한 것이다.
기업 몸값이 치솟으면서 직원들은 회사를 떠나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엔비디아의 ‘2024년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엔비디아 직원 이직률은 5.3%로 반도체 업계 평균 이직률(17.7%)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해 5월 반도체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돌파한 이후부터는 이직률이 2.7%로 더 크게 줄었다.
몸값 치솟는 엔비디아…직원들도 ‘벼락부자’이러한 엔비디아 ‘열풍’에 직원들 또한 혜택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엔비디아 직원 절반은 22만 8000달러(약 3억원) 이상을 받았다. WSJ은 “엔비디아는 신입 직원도 굵직한 프로젝트에 투입해 다소 높은 근무 강도를 견뎌내야 한다”면서도 “직원 간에 협력적인 문화가 있고 무제한 휴가 정책을 통해 분기마다 전 직원이 재충전을 위한 자율 휴가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직원의 부는 AI 칩 후발주자인 AMD, 인텔 직원과 비교할 때 더 두드러진다. 11년 전 엔비디아에 입사한 콜렛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주식을 약 7억 5870만 달러(약 1조 87억원)어치 갖고 있다. 반면 AMD의 진 후 CFO와 인텔의 데이비드 진스너 CFO는 각각 643만 달러(약 85억원), 313만 달러(약 41억원) 주식을 보유 중이다.
엔비디아에서 엔지니어링 업무를 담당했던 전직 직원은 블룸버그에 “지난해와 올해 내내 엔비디아의 거의 모든 직원이 부를 표현하는 것을 자주 접했다”며 “미국 부동산 플랫폼 업체 ‘질로우’에서 주택 매물을 검색하고, 일상대화에서 새로운 별장에 관해 말하더라. 티켓값이 비싼 슈퍼볼 콘서트, NBA 결승전을 관람하는 것은 예삿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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