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인질 명단 안 보내자 이스라엘 2일차 협상 불참

하마스 인질 명단 안 보내자 이스라엘 2일차 협상 불참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4-03-06 10:18
수정 2024-03-0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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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 있는 아이들이 5일(현지시간) 빈 양동이를 들고 구호 단체의 음식을 기다리고 있다. 라파 로이터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 있는 아이들이 5일(현지시간) 빈 양동이를 들고 구호 단체의 음식을 기다리고 있다.
라파 로이터 연합뉴스
오는 10일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 시작을 일주일 전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미국, 이집트, 카이로가 중재하는 회담 2일차인 5일(현지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협상단을 보내지 않았다. 하마스 측이 가장 먼저 석방될 노인, 병자, 여성 인질 40명의 명단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하마스 관리들은 “이스라엘이 최근 협상에 대표단 파견을 거부한 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하마스와 국제 중재자 간의 이틀간의 회담이 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마스 정치국 책임자인 바셈 나임은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합의에 도달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이제 공은 미국에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 정보기관과 가까운 이집트 알카헤라 뉴스는 익명의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협상은 어렵지만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집트, 카타르, 미국 중재자들과 만난 하마스 팀은 이날 카이로에 최소 하루 더 회담에 머물기로 합의했다.

한 미국 관리는 토요일에 이스라엘이 카타르에서 받은 제안을 “어느 정도 받아 들였다”고 말했다.

회담에 정통한 관리들에 따르면 국제 중재자들은 지난 이틀 간 하마스에게 이스라엘과의 단계적 휴전 합의의 첫 단계로 석방할 인질 명단을 작성해 제출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하마스는 인질 명단 제출을의 대가로 ▲이스라엘 모든 군대의 가자지구 철수 ▲대규모 인도적 지원이 허용, ▲가자지구 북부 해안 지역에서 쫓겨난 팔레스타인 주민 귀가 허용 등을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미국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하마스가 “첫 번째 인질 명단을 작성하지 못하는 이유가 불분명하다”면서 “비슷한 이유로 인해 지난 11월말 성사된 일시 휴전이 일주일 만에 끝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집트 협상단에 원격으로 의사를 전달 중인 가자지구 내 하마스 측과의 통신이 원활하지 않은 점, 하마스에 끌려간 일부 인질이 가자지구 내에서도 강경 우파 세력인 이슬라믹 지하드 등 다른 단체에 억류되어 있어 사실상 하마스가 이들의 석방을 결정할 수 없을 가능성, 하마스가 협상을 방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정보를 은폐하고 있을 수 있을 가능성 등을 제기했다.

미국은 요르단과 공동으로 가자지구에 항공기를 통해 3만 개의 식량을 공중 투하했지만,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기아 위기에 처한 가자지구 사람들에게 필요한 만큼의 식량을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도로나 해상을 통한 운송”뿐이라고 인정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이날 이스라엘 당국의 승인을 받아 가자지구 북부로 가던 14대의 트럭 호송대가 해안지대 중간 지점인 와디 가자 검문소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3시간 동안 발이 묶인 후 되돌아갔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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