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대응 실패에 국민 분노도
美국무 “이, 다음 단계의 전쟁 준비”하마스, 이스라엘 중남부 로켓 공격
美, 가자 민간인 이집트 대피 검토
이란·사우디 정상 통화 ‘해법’ 논의
정부, 민항기 급파 오늘 밤 귀국길
네타냐후와 회담… 블링컨 “미국인 최소 25명 사망”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이번 무력 충돌로 사망한 미국인이 25명으로 늘었다”면서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방어할 만큼 강하지만 미국이 존재하는 한 결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텔아비브 로이터 연합뉴스
텔아비브 로이터 연합뉴스
이디트 실만 환경부 장관은 한 병원에 위문을 갔다가 “당신 책임”이라는 소리를 듣고 쫓겨났다. 현지 언론들도 전시 내각 구성이 지체된 점을 지적하며 네타냐후 정부를 비판했다.
36만 예비군 총동원령을 내린 이스라엘군은 충돌 엿새째인 12일 “가자지구에서 지상 작전을 준비 중이다. 다만 정치권의 결정이 아직 내려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 급파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국경에 병력을 집결해 다음 단계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 시점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텔아비브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만나 ‘미국의 연대’를 강조했다. 13일에는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만날 예정이다.
이스라엘이 전면 봉쇄한 가자지구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맞았다. 수주 내 물과 식량이 동날 위기인 데다 연료 공급 차단으로 유일한 발전소가 꺼지면서 단전이 불가피한 상태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병원 복도에서조차 환자를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의료체계가 붕괴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인질을 ‘인간 방패’로 삼은 하마스는 이스라엘 중·남부를 겨냥해 로켓 공격을 이어 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양측 사망자 수는 최소 2600명을 넘어섰다.
이집트서 아랍연맹 22개국 긴급회의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 국가 22개국 외무장관이 참석한 아랍연맹 긴급회의가 11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렸다. 이들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봉쇄를 해제하고 팔레스타인과 평화롭게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카이로 AFP 연합뉴스
카이로 AFP 연합뉴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이날 45분간 통화하며 사태를 논의하는 등 무력 충돌 해결을 위한 주변국의 외교 노력도 본격화됐다.
이스라엘은 이날 지난 7일 하마스 공격 이후 처음으로 하마스에 끌려간 인질 중 97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하마스는 인질 규모가 100명 이상이라고 밝혔고, 이스라엘은 최소 15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은 인질 구출을 위해 특수작전부대와 인질 협상 전문가를 이스라엘에 보내 협력 중이지만 직접 구출 작전을 벌일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정부는 이날 이스라엘에 남은 우리 국민의 귀국을 돕기 위해 현지에서 13일 밤 출발하는 민항기를 급파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 720여명 모두 안전하다고 확인했다.
2023-10-13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