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 재산, 하루에 3조원씩 불어나…소득세도 빈익빈 부익부

‘상위 1%’ 재산, 하루에 3조원씩 불어나…소득세도 빈익빈 부익부

김현이 기자
김현이 기자
입력 2023-01-16 16:08
수정 2023-01-1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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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이 160조원이 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14~2018년 납부한 실질 세율은 3%인 반면 한달에 80달러(약 10만원)를 버는 우간다의 밀가루 판매 상인 에버 크리스틴은 세금으로 40%를 낸다. ”(옥스팜 ‘슈퍼리치의 생존 보고서’ 중)

코로나19 팬데믹이 세계를 휩쓴 지난 2년간 전 세계 상위 1% ‘슈퍼리치’들이 새로 창출된 부의 63%를 차지하면서 부와 빈곤이 극단적으로 증가하는 글로벌 양극화 현상이 심각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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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브라질란디아 지역에 사는 33세 여성이 어린 자녀들과 함께 집 앞에 서 있다. 2022년 9월 29일. 브라질 AP 연합뉴스
브라질 브라질란디아 지역에 사는 33세 여성이 어린 자녀들과 함께 집 앞에 서 있다. 2022년 9월 29일. 브라질 AP 연합뉴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Oxfam)은 16일(현지시간) 다포스포럼 개막에 맞춰 발표한 ‘슈퍼리치의 생존’ 보고서에서 지난 2년간 전 세계가 창출한 부는 42조 달러(약 5경원)이며, 이 중 63%인 26조 달러(3경원)가 세계 상위 1% 부자의 몫이 됐다고 밝혔다. 나머지 99%의 몫은 16조 달러(2경원)였다.

슈퍼리치의 재산은 지난 2년간 하루 평균 27억 달러(3조 3000억원)씩 불어났다. 세계의 하위 90%가 1달러를 벌 때, 상위 1%는 170만 달러(21억원)을 벌어 돈 버는 속도도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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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위 부호로 알려진 인도 에너지기업 소유주 가우탐 아다니 회장이 지난해 4월 인도 콜카타시에서 열린 ‘벵갈 글로벌 비즈니스 서밋’에서 연설하고 있다. 콜카타 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3위 부호로 알려진 인도 에너지기업 소유주 가우탐 아다니 회장이 지난해 4월 인도 콜카타시에서 열린 ‘벵갈 글로벌 비즈니스 서밋’에서 연설하고 있다. 콜카타 로이터 연합뉴스
특히 식품과 에너지 기업의 이익이 지난해 급증하면서 월마트의 절반을 소유한 월턴 가문은 한 해 동안 85억 달러(약 10조 5500억원)를 벌었고, 인도의 에너지기업 ‘아다니’ 소유주 가우탐 아다니의 재산은 작년에만 420억 달러(약 52조원)가 늘었다.

보고서는 막대한 기업 이익으로 미국·영국·호주 등에서 인플레이션이 악화됐고, 최소 17억명의 노동자는 물가 상승률이 임금 상승률보다 높은 나라에 살 수 밖에 없었다고 짚었다.

세금도 불평등해 억만장자보다 빈곤층의 세율이 전 세계에서 더 높았다. 억만장자들의 주요 소득원인 자본 소득의 평균 세율은 18%로 세계 100개국의 고소득자 평균 소득세율인 31%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일정 수준 이상의 재산이나 소득에 매기는 부유세가 전체 세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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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지난해 5월 열린 자선 모금 행사 ‘멧 갈라’에 참석했다. 뉴욕 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지난해 5월 열린 자선 모금 행사 ‘멧 갈라’에 참석했다. 뉴욕 로이터 연합뉴스
전 세계 슈퍼리치의 절반은 직계후손에 대한 상속세가 없는 나라(이스라엘, 호주 등 75개국)에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아프리카 전체 GDP보다 많은 5조 달러(6174조원)의 재산이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대물림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가브리엘라 부커 옥스팜 인터내셔널 총재는 “슈퍼리치와 대기업에 대한 세금 부과가 현재의 양극화 위기에서 벗어나는 길이며, 지금은 부유층 세금감면이 낙수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신화를 깨뜨릴 때”라고 말했다.

옥스팜은 불평등 해소를 위해 각국 정부가 슈퍼리치들에게 팬데믹 위기로 얻은 막대한 이익에 대한 일회성 부유세·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상위 1% 부유층의 자본 소득에 60% 소득세 적용, 상위 1% 부유세를 통한 슈퍼리치 수와 재산 축소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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