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봉쇄’에 한국교민도 발 묶여…“차량으로만 떠나기 가능”

‘우한봉쇄’에 한국교민도 발 묶여…“차량으로만 떠나기 가능”

김태이 기자
입력 2020-01-23 11:36
수정 2020-01-2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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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열차편 긴급 중단에 오늘 우한 떠나려던 일부 교민들 난감

화난시장 인근의 한커우역
화난시장 인근의 한커우역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시의 주요 기차역인 한커우(漢口)역. 이곳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에서 약 500m 거리에 있다. 2020.1.21.
연합뉴스
중국이 23일 전격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우한(武漢)시를 사실상 봉쇄한 가운데 최대 1천여명으로 추산되는 한국 교민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3일 우한주재 한국총영사관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우한을 떠나는 항공·열차·버스 편이 모두 끊어졌다는 발표가 나온 이후 여러 현지 교민이 총영사관 측에 전화를 걸어 우한을 벗어날 이동 방법을 문의해오고 있다.

일부 교민은 당초 이날 우한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다른 곳으로 떠날 예정이었지만 우한발 항공편 운영이 전격적으로 중단되면서 이동할 길이 사라졌다.

우한을 벗어날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이 모두 끊어진 현재 우리 교민들이 우한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차를 타고 인접 도시로 가는 길 뿐이다.

공석인 우한 총영사 직무대리를 맡고 있는 이광호 부총영사는 “우한시 당국에 문의한 결과 체온에 이상이 없는 외국인은 차를 타고 우한 경계를 벗어날 수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본부와 상의를 해가며 우한을 벗어나기를 원하는 교민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방법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중국인의 경우 고열 등 ‘우한 폐렴’ 증세가 없는 사람도 우한시 경계를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중국의 소식통은 “현지 정부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우한 시민이 밖으로 이동하는 것을 자제해달라는 당부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상 중국 사람은 우한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이럴 경우 우리 교민들은 현지 중국인 운전자가 모는 차량을 타고 우한을 빠져나올 수 없다.

직접 차량을 구해 운전을 해야 우한시 경계를 벗어날 수 있어 자기 차량이나 운전면허가 없는 이들은 우한시를 빠져나오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우한시에는 유학생과 자영업자 등을 포함해 많았을 땐 체류 교민이 1천명을 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소식이 돌면서 방학을 맞은 유학생들은 다수가 중국 내 다른 지역으로 옮기거나 한국으로 귀국했고 다른 교민 중 일부도 우한을 이미 벗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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