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쉼터’…혼돈의 부다페스트역서 태어난 신생아들

‘희망’ 쉼터’…혼돈의 부다페스트역서 태어난 신생아들

입력 2015-09-03 15:57
수정 2015-09-0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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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으로 가려는 중동 난민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거대한 난민촌에 되다시피 한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기차역 뒤켠에서 새로운 생명들이 잇따라 태어났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나흘 전 부다페스트 켈레티 역 지하철 역사에서 시리아인 엄마에게서 태어난 여자아이와 2일(현지시간) 같은 장소에서 태어난 또다른 여자아이에게 각각 ‘사단’과 ‘셈스’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3일 보도했다.

이는 시리아어로 각각 ‘쉼터’와 ‘희망’이란 의미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들 두 생명은 앞으로 닥칠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얀 담요에 싸여 평화롭게 잠이 든 채 엄마 품에 안겨 있다.

이중 셈스는 현지 병원 구급차가 출산을 앞둔 시리아인 엄마의 병원 이송을 거부한 탓에 더러운 지하철 역 바닥에서 태어났다.

셈스 모녀는 기차를 타고 독일에 닿으면 산후 조리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헝가리 정부가 증명서가 없는 난민의 서유럽행 기차 탑승을 막는 바람에 부다페스트 지하철 역에 발이 갇혔다.

셈스 모녀의 출산을 도왔던 한 자원 봉사자는 “출산은 경이로운 순간이지만 지하철역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에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이 태어난 것과 비슷한 시점에 터키의 한 해변에는 부모와 함께 그리스 섬으로 가려던 세 살, 다섯 살 시리아 꼬마들이 익사한 상태로 밀려온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하면서 세계인을 안타깝게 했다.

사망한 세 살바기인 아이란 쿠르디와 그의 형 갈립, 그의 엄마는 지난해 시리아에서 탈출해 터키에서 그리스의 섬을 통해 유럽행을 시도하다 변을 당했다. 아버지인 압둘라만이 살아남았다.

이날 시리아 피란민 175명은 한명당 2천50유로씩 지불하고, 각각 정원이 10명인 보트 12척에 나눠 타고 그리스 코스 섬으로 향했지만 모두가 성공하지는 못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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