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데 서너 달 전부터 꽃잎이 떨어지기만 할 뿐 새로 순이 돋지 않는다 싶더니 결국 하나도 남지 않았다. 뭔가 이상이 있을 터. 인터넷에서 꽃기린 재배법을 검색해 보니 화분 위치가 문제였던 것 같다. 햇볕이 잘 드는 거실 창턱이나 베란다에서 키우던 걸 식탁 옆 탁자로 옮겼었다. 조금이라도 꽃을 가까이서 보고자 했던 욕심 탓이다. 작은 욕심에 일을 그르친 어리석음을 탓하며 화분을 창가로 옮겼다. 꽃기린이 그동안 꽃피우는 법을 잊지 않았기를 기원하면서.
2023-10-2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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