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살고 있는 파주에서도 북쪽의 옛 시가지에 괜찮은 중국집이 있어 종종 찾았다. 갈 때마다 탕수육을 주문했다. 바삭한 것은 물론 신선한 식용유를 쓰는 듯 깨끗한 모양새도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탕수육을 시키면 직접 만든 군만두를 덤으로 주는데, 공짜라서 그렇겠지만 이것이 또 맛있었다. 한마디로 맛도 좋고 인심도 좋았다.
얼마 전 찾으니 2층 중국집의 1층 계단까지 손님으로 긴 줄이 만들어져 있었다. TV에 ‘짜장면이 맛있는 집’으로 소개되어 한번 먹어 보러 멀리서 찾아왔다는 것이었다. 이른바 먹방(먹는 방송)의 위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짜장면이라니…. 입맛이 제각각이니 그럴 수도 있겠지.
TV의 ‘약발’도 다했겠거니 싶어 며칠 전 다시 갔지만 긴 줄은 여전했다. 휴가 나온 병사들이 즐겨 찾던 집이다. 동네 단골손님도 많고 배달 주문도 잦았다. 그랬지만 주인 아저씨의 낡은 배달 자전거도 지금 같으면 다시 탈 일이 없을 것 같다. 손님으로 북새통을 이루는 모습에 다시 발길을 돌리며 무언가 빼앗긴 것 같은 기분이었다.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었던 시절 손님이라면 대부분 비슷한 마음이지 않을까 싶다.
서동철 수석논설위원 dcsuh@seoul.co.kr
얼마 전 찾으니 2층 중국집의 1층 계단까지 손님으로 긴 줄이 만들어져 있었다. TV에 ‘짜장면이 맛있는 집’으로 소개되어 한번 먹어 보러 멀리서 찾아왔다는 것이었다. 이른바 먹방(먹는 방송)의 위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짜장면이라니…. 입맛이 제각각이니 그럴 수도 있겠지.
TV의 ‘약발’도 다했겠거니 싶어 며칠 전 다시 갔지만 긴 줄은 여전했다. 휴가 나온 병사들이 즐겨 찾던 집이다. 동네 단골손님도 많고 배달 주문도 잦았다. 그랬지만 주인 아저씨의 낡은 배달 자전거도 지금 같으면 다시 탈 일이 없을 것 같다. 손님으로 북새통을 이루는 모습에 다시 발길을 돌리며 무언가 빼앗긴 것 같은 기분이었다.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었던 시절 손님이라면 대부분 비슷한 마음이지 않을까 싶다.
서동철 수석논설위원 dcsuh@seoul.co.kr
2015-10-22 3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