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자에 17년 전 출입처에서 알게 되었던 전직 경찰 고위 간부 S씨를 오랜만에 만났다. 당시에 갓 마흔 몇의 총경이었던 그가 경찰에 몇 사람 없는 큰 무궁화 3개(치안정감) 자리까지 오른 뒤 대도시 부시장으로 갔다가 퇴직한 지도 벌써 5년이 넘었으니 세월은 참 무심히도 많이 흘렀다. 그는 퇴직하고 나서 충청도 쪽에 땅을 사서 이른바 귀촌을 했다고 한다. 혼자 2000여 평에 오미자, 블루베리 따위를 심고 농사를 짓느라 햇볕에 그을고 허리 병도 생겼지만 삶의 여유를 즐기고 있단다.
친구들을 만나면 노후의 삶에 대해 걱정하는 일이 잦아졌다. 은퇴한 60대 부부의 한 달 생활비가 285만원이 든다는 등의 보도를 보면 벌써 막막해진다고 말한다. 먹고살며 일거리도 있어야 하니 많은 사람이 귀농 또는 귀촌을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S씨의 귀촌담에 나도 귀가 솔깃해진 것이다. S씨는 농사는 부업이고 몰두할 만한 일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하면서 자신은 밤늦은 시간에도 글을 쓴다고 했다.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悠悠自適)하는 풍류(風流)가 마음에 들었다. 사실 나도 그런 인생의 2모작을 진작부터 그려왔는데 뜻대로 될지는 모르겠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친구들을 만나면 노후의 삶에 대해 걱정하는 일이 잦아졌다. 은퇴한 60대 부부의 한 달 생활비가 285만원이 든다는 등의 보도를 보면 벌써 막막해진다고 말한다. 먹고살며 일거리도 있어야 하니 많은 사람이 귀농 또는 귀촌을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S씨의 귀촌담에 나도 귀가 솔깃해진 것이다. S씨는 농사는 부업이고 몰두할 만한 일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하면서 자신은 밤늦은 시간에도 글을 쓴다고 했다.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悠悠自適)하는 풍류(風流)가 마음에 들었다. 사실 나도 그런 인생의 2모작을 진작부터 그려왔는데 뜻대로 될지는 모르겠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2015-06-01 3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