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이 출근 지하철 옆 좌석에 앉았다. 다리를 벌리고 앉은 이른바 ‘쩍벌남’이다. 이어 그 청년의 행동들이 시작됐다. 스마트폰을 들고 내리기를 반복하며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는다. “차라리 계속 들고서 볼 것이지….” 행위가 끝났나 싶었는데 이번엔 손가락이다. 옆으로 길게 뻗은 손가락은 나에게 뭐라고 하는 듯이 펴고 오므리기를 하며 쉼이 없다. 5분 정도 지났을까. 상황이 이쯤에 이르니 불쾌해진다. 조용한 출근시간에 전화통화를 해대는 것과는 또 다른 불편이다.
청년의 행동을 보다가 지하철을 내렸건만 ‘30분 잔영’은 줄곧 발걸음을 뒤따랐다. “자기중심적 행동일까, 가만히 있으면 불안해지는 심리의 표출일까.” 여러 가지의 생각은 초등학교에서 배웠던 ‘바른생활’이란 철 지난 교과서까지 불러냈다. 어찌 보면 “한두 번 겪는 일이냐”며 타박받을 일이다. 하지만 아침 출근길은 ‘시끌시끌해야 제맛’인 퇴근길의 차안 분위기와 다르다. 남을 배려하지 못하더라도 피해는 주지 않아야 한다. 공중 의식을 곰곰이 생각한 아침나절이었다. 그 청년이 인지하지 못한, 의미 없는 혼자의 넋두리가 되었겠지만….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청년의 행동을 보다가 지하철을 내렸건만 ‘30분 잔영’은 줄곧 발걸음을 뒤따랐다. “자기중심적 행동일까, 가만히 있으면 불안해지는 심리의 표출일까.” 여러 가지의 생각은 초등학교에서 배웠던 ‘바른생활’이란 철 지난 교과서까지 불러냈다. 어찌 보면 “한두 번 겪는 일이냐”며 타박받을 일이다. 하지만 아침 출근길은 ‘시끌시끌해야 제맛’인 퇴근길의 차안 분위기와 다르다. 남을 배려하지 못하더라도 피해는 주지 않아야 한다. 공중 의식을 곰곰이 생각한 아침나절이었다. 그 청년이 인지하지 못한, 의미 없는 혼자의 넋두리가 되었겠지만….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2014-10-13 3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