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이 모이는 탑골공원의 성격을 규정하기가 쉽지 않다. 문화공간이라고 부르자니 어르신을 위한 문화는 거의 없다. 휴식공간이라고 하자니 일거리도 없는 어르신들에게는 적당한 표현이 아니다. ‘어르신들의 홍대앞’이라는 기사 제목도 본 듯하지만, 노년을 견디는 공간의 성격이 짙은 탑골공원 일대를 젊음을 즐기는 장소와 비교하는 것은 그리 흔쾌하지 않다.
탑골공원 뒤편 낙원동의 음식값은 매우 싸다. ‘원조 소문난집’의 우거지얼큰탕은 얼마 전 2000원으로 올랐지만, 여전히 전국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려운 가격이다. 짜장면과 칼국수도 2500~3000원이면 먹을 수 있다. 다른 음식도 마찬가지다. 가볍디 가벼운 어르신들의 주머니 사정이 반영됐을 것이다. 이것을 낙원동 문화의 특징이라고 하기엔 어르신들에게 미안하다.
이곳에 평양냉면이 수준급인 식당이 있다. 음식값도 싼 편이다. 어느 날 친구와 이 식당 밖의 탁자에 앉아 녹두지짐과 편육을 놓고 소주잔을 기울이다 바로 옆 탑골공원 담장에 기대선 어르신과 눈이 마주쳤다. 무료급식을 기다리는 어르신의 줄은 길었다. 그리곤 이 집에 다시 갈 수 없었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탑골공원 뒤편 낙원동의 음식값은 매우 싸다. ‘원조 소문난집’의 우거지얼큰탕은 얼마 전 2000원으로 올랐지만, 여전히 전국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려운 가격이다. 짜장면과 칼국수도 2500~3000원이면 먹을 수 있다. 다른 음식도 마찬가지다. 가볍디 가벼운 어르신들의 주머니 사정이 반영됐을 것이다. 이것을 낙원동 문화의 특징이라고 하기엔 어르신들에게 미안하다.
이곳에 평양냉면이 수준급인 식당이 있다. 음식값도 싼 편이다. 어느 날 친구와 이 식당 밖의 탁자에 앉아 녹두지짐과 편육을 놓고 소주잔을 기울이다 바로 옆 탑골공원 담장에 기대선 어르신과 눈이 마주쳤다. 무료급식을 기다리는 어르신의 줄은 길었다. 그리곤 이 집에 다시 갈 수 없었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2014-08-30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