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어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집전차 대전월드컵경기장에 들어서는 장면을 TV로 봤다. 그는 도중에 여덟 번이나 차를 멈췄다. 그러곤 아이들에게 다가가 얼굴을 쓰다듬거나 볼에 입을 맞췄다. 순간 필자는 생뚱맞게도 남성인 그에게서 자애로운 모성(母性)이 느껴졌다.
문득 며칠 전 고향집에서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수년 전 아버지를 먼저 여의고 홀로 되신 어머니는 여든을 넘기면서 기력이 많이 떨어지셨다. 늘 다 큰 자식을 위해서 깻잎, 김치 등 밑반찬을 챙기던 어머니였다. 귀경 시간에 맞춰 집을 나서려자 어머니가 습관처럼 또 냉장고를 뒤지길래 짐짓 화를 내는 척 만류했다. 하지만, 열차 속에서 가방을 열어보니 몰래 넣은 피로회복제 두 병이 들어 있었다.
어머니 품처럼 넉넉한 교황의 방한 행보가 가톨릭 신도든 아니든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게 깊은 울림을 던져주고 있다. 요즘 학교나 사회, 혹은 병영에서 잔혹한 폭력을 일삼는 이들도 자애로운 어느 어머니의 아들과 딸일 것이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뭐든 아낌없이 주는 모성을 잊지 않는다면 이 세상의 절반은 벌써 천국일 듯싶다.
구본영 논설실장 kby7@seoul.co.kr
문득 며칠 전 고향집에서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수년 전 아버지를 먼저 여의고 홀로 되신 어머니는 여든을 넘기면서 기력이 많이 떨어지셨다. 늘 다 큰 자식을 위해서 깻잎, 김치 등 밑반찬을 챙기던 어머니였다. 귀경 시간에 맞춰 집을 나서려자 어머니가 습관처럼 또 냉장고를 뒤지길래 짐짓 화를 내는 척 만류했다. 하지만, 열차 속에서 가방을 열어보니 몰래 넣은 피로회복제 두 병이 들어 있었다.
어머니 품처럼 넉넉한 교황의 방한 행보가 가톨릭 신도든 아니든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게 깊은 울림을 던져주고 있다. 요즘 학교나 사회, 혹은 병영에서 잔혹한 폭력을 일삼는 이들도 자애로운 어느 어머니의 아들과 딸일 것이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뭐든 아낌없이 주는 모성을 잊지 않는다면 이 세상의 절반은 벌써 천국일 듯싶다.
구본영 논설실장 kby7@seoul.co.kr
2014-08-16 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