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나눔 미학/오승호 논설위원

[길섶에서] 나눔 미학/오승호 논설위원

입력 2014-07-11 00:00
수정 2014-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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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낙후된 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하는 군대 동기는 매월 수입의 일정 부분을 떼어내 불우이웃을 돕는 데 쓰라며 구청에 맡긴다. 액수를 얘기하지는 않지만 모르긴 해도 지갑은 가벼워도 마음은 넉넉한 작은 기부를 하고 있을 거라 믿는다. 예비역 육군 중령인 그는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을 텐데 가능한 일이냐”는 물음에 “군인연금으로 먹고살면 된다”고 짤막하게 대답한다. 나눔이 체질화돼 있는 듯했다.

금융회사를 다니다 그만둔 고교 후배에게 최근 어머니와의 통화 내용을 얘기한 적이 있다. 마늘을 보내줄까 하는 말씀에 집에 많이 있으니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자 후배는 어머니의 정성을 생각해서라도 보내달라고 하는 게 정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마늘이 집에 있으면 어머니가 보낸 것은 이웃과 나눠 먹으면 되지 않느냐는 것 아닌가. 아파트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른다고 했더니 먹거리가 많을 땐 이웃들에게 나눠 준다고 했다. 각박한 도시 생활에서도 마음의 여유가 있는 지인들이 부럽다. 아직 늦지 않았다. 베푸는 삶을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2014-07-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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