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타는지 ‘꽃밭에서’라는 노래를 자주 듣는다. 이봉조가 작곡한 것으로 정훈희가 1979년 칠레 가요제에서 불렀던 노래다. 조관우가 리메이크한 것도 있지만, 안형수가 기타로 연주한 것에 자꾸 마음이 간다. 이 노래의 가사는 말하고자 하는 것이 희미하고, 두서가 없다는 느낌을 갖곤 했었다. 그런데 혼란을 주던 ‘언어’가 사라지니 ‘음악’이 비로소 들리는 것일까.
안형수는 강원도 산골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이발소에서 심부름하다 기타를 배워 스페인 유학을 다녀온 경력의 소유자다. 음반회사는 ‘천재’라고 광고하지만, 그의 장점은 재능이 아니라 깊은 우수가 잠재된 감수성이다. 라이브 연주에선 우물쭈물하기도 하고 ‘삑사리’도 내지만, 듣는 사람은 마음이 흔들린다.
어떤 음악을 즐겨 듣느냐고 누가 물으면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다. 모차르트나 베토벤이라고 할까, 아니면 말러나 브루크너라고 할까. 또 연주자는 누구를 좋아한다고 할까. 그런데 이제는 안형수가 연주한 ‘꽃밭에서’를 참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봉조도 훌륭한 작곡가라고 칭찬하고 싶다. 이렇게 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안형수는 강원도 산골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이발소에서 심부름하다 기타를 배워 스페인 유학을 다녀온 경력의 소유자다. 음반회사는 ‘천재’라고 광고하지만, 그의 장점은 재능이 아니라 깊은 우수가 잠재된 감수성이다. 라이브 연주에선 우물쭈물하기도 하고 ‘삑사리’도 내지만, 듣는 사람은 마음이 흔들린다.
어떤 음악을 즐겨 듣느냐고 누가 물으면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다. 모차르트나 베토벤이라고 할까, 아니면 말러나 브루크너라고 할까. 또 연주자는 누구를 좋아한다고 할까. 그런데 이제는 안형수가 연주한 ‘꽃밭에서’를 참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봉조도 훌륭한 작곡가라고 칭찬하고 싶다. 이렇게 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2014-03-31 3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