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SNS 피로감/박찬구 논설위원

[길섶에서] SNS 피로감/박찬구 논설위원

입력 2014-02-10 00:00
수정 2014-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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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적으로 페친(페이스북 친구) 수를 늘린 적이 있다. 말 한마디 섞지 않고도 두세 다리 건너 친구로 등록됐다. 트위터의 전파성은 대선 때 단연 돋보였다. 페북이든 트위터든 개방형 SNS의 효율성과 신속성은 충격이었지만 친밀도에서는 어눌한 오프라인을 따르지 못한 듯하다. 밴드나 카스(카카오스토리) 같은 폐쇄형 SNS의 사용자가 늘고 있다는 조사도 있었다.

SNS 피로감이 거론된다. 쏟아지는 게시물이 스트레스가 되고, 프라이버시 노출에 따른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페친 수를 줄이는 구조조정 바람이 분 것도 같은 이유일 테다. 나 자신도 페친이라는 이유만으로 타인의 일상적인 투정에 맞닥뜨려야 하는 생경함이 유쾌하진 않았다. 대체재로서의 밴드나 카스도 신뢰성 측면에서는 오프라인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온라인이 발달해도 사람 관계에서는 역시 오프라인을 따라올 수단이 없나 보다. 페북이나 밴드에서의 글질보다는 마주 앉은 투박한 소주잔에서 사람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데 한 표를 던진다.

박찬구 논설위원 ckpark@seoul.co.kr
2014-02-1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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