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폰 번호’ 단상/정기홍 논설위원

[길섶에서] ‘폰 번호’ 단상/정기홍 논설위원

입력 2013-11-18 00:00
수정 2013-11-18 00:1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나의 폰 번호는 019로 시작한다. 10여년 전부터 사용해 왔는데 ‘010’으로 안 바꾼 큰 이유는 딱히 없다. 피처폰을 써온 것이 이유라면 이유다. 폰을 네 번 바꿨으니 정이 많이 들었다. 그런데 내년 1월엔 이 번호가 나를 떠난다. ‘010 번호’에 강제 통합된다. 함께한 날만큼이나 추억할 일도 많다. 처음엔 “왜 잘 안 터지는 019냐”는 말을 들었고, 스마트폰이 나온 뒤엔 시대에 뒤처진 ‘뒷방 늙은이’라는 핀잔도 듣는다.

한동안 통신업체에 있는 친구로부터 “최신 스마트폰을 싼 가격으로 해 줄 테니 바꾸라”는 타박도 들었다. 그럴 때마다 낡았지만 방송 시청도 가능하고 손때 묻은 친구와 같다고 손사래를 쳤다. 통화량도 적지 않아 스마트폰으로 바꾸면 손해가 아닌데도 생각 바꾸기가 영 안 된다. 지금도 ‘01】 번호’를 쓰는 이가 140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다 나름의 특별한 이유들이 있지 않을까. 최근 회사 동료로부터 뜻밖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번호를 안 바꾸는 것은 헤어진 애인 생각 때문’이라고…. 꿈보다 해몽이다. 그래, 이참에 옛 친구 순이 생각이나 해볼까.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2013-11-18 30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북특별자치도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가능할까?
전북도가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을 공식화했습니다. 전북도는 오래전부터 유치를 준비해 왔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지난해 ‘세계잼버리’ 부실운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상황이라 유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전북도의 올림픽 유치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가능하다
불가능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