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벼룩시장/최광숙 논설위원

[길섶에서] 벼룩시장/최광숙 논설위원

입력 2013-11-06 00:00
수정 2013-11-06 00:0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동네 인근에 있는 경의선 옛 철도부지가 벼룩시장으로 변신했다. 다른 곳과 달리 이곳은 일요일을 빼고 주 중에도 문을 연다. 알록달록 색칠한 컨테이너로 지어진 미니 가게들이 저마다 개성 있게 꾸며져 오가는 이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화덕에서 직접 구운 손바닥보다 조금 큰 피자와 호박, 가지 등 갖가지 야채구이를 파는 작은 식당에는 늘 사람들이 붐빈다.

스스로 산골처녀라고 하는 한 아가씨는 시골에서 가져온 밤도 팔고, 사과도 판다. 모두 농약을 치지 않아 믿을 만해 나도 몇 번 샀다. 수염을 멋지게 기른 일본 청년들이 직접 만드는 다코야키와 오코노미야키는 아이들한테 특히 인기다.

요즘 퇴근길에는 그 벼룩시장을 통과하는 코스를 택해 집으로 간다. 굳이 뭘 사지 않아도 슬쩍 둘러보는 것만도 재밌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좀 썰렁해 보이더니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꽤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 저녁 무렵 바비큐에 생맥주, 커피 한 잔을 하며 가을의 낭만을 즐기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 사람 사는 냄새가 나 좋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3-11-06 30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북특별자치도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가능할까?
전북도가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을 공식화했습니다. 전북도는 오래전부터 유치를 준비해 왔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지난해 ‘세계잼버리’ 부실운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상황이라 유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전북도의 올림픽 유치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가능하다
불가능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