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인 나도 가끔 기자가 부러울 때가 있다. 평소 만나고 싶은 인물을 다른 기자가 만날 계획이라는 얘기를 들을 때다. 대신 가서 인터뷰를 해 주거나 아니면 옆에서 앉아 조용히 그들의 대화를 듣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1990년대 초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씨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당시 누가 그를 만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그 현장에 같이 간 적이 있다. 인터뷰 후 음식물을 흘리면서 먹는 그의 숨겨진 일상도 엿봤다. 유머러스한 그림이 그려진 그의 사인도 받아 왔다.
지난달 말 한 서점에 갔다가 신간 출판 기념 사인회를 하던 중국 소설가 위화를 봤다. 가족을 위해 피를 파는 한 남자의 고단한 삶을 특유의 풍자와 해학으로 그려 낸 ‘허삼관 매혈기’를 읽고 난 뒤 그의 팬이 된지라 반가웠다. 그가 영어를 전혀 못해 간단한 대화도 못 나눈 것이 끝내 아쉽긴 했지만 우연한 만남을 기념하기 위해 ‘인증샷’을 찍었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명예도 얻고 돈도 많이 벌었다는데 추레한 노동자 같은 모습이어서 다소 놀랐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1990년대 초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씨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당시 누가 그를 만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그 현장에 같이 간 적이 있다. 인터뷰 후 음식물을 흘리면서 먹는 그의 숨겨진 일상도 엿봤다. 유머러스한 그림이 그려진 그의 사인도 받아 왔다.
지난달 말 한 서점에 갔다가 신간 출판 기념 사인회를 하던 중국 소설가 위화를 봤다. 가족을 위해 피를 파는 한 남자의 고단한 삶을 특유의 풍자와 해학으로 그려 낸 ‘허삼관 매혈기’를 읽고 난 뒤 그의 팬이 된지라 반가웠다. 그가 영어를 전혀 못해 간단한 대화도 못 나눈 것이 끝내 아쉽긴 했지만 우연한 만남을 기념하기 위해 ‘인증샷’을 찍었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명예도 얻고 돈도 많이 벌었다는데 추레한 노동자 같은 모습이어서 다소 놀랐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3-10-15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