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단골집/최광숙 논설위원

[길섶에서] 단골집/최광숙 논설위원

입력 2013-07-08 00:00
수정 2013-07-08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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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던 미용실의 미용사가 어느 날 안 보이면 그렇게 허전할 수가 없다. 어렵사리 마음에 든 미용사를 찾아 겨우 정착했는데 어디서 다시 찾을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마음에 맞는 미용사를 만나기까지 또 얼마나 많은 미용사를 거쳐야 하는지 남자들은 그런 마음을 잘 모를 것이다.

단골 동네 국수집이 사라졌다. 그 집 칼국수도 맛있지만 김치를 쫑쫑 썰어서 넣은 김치만두는 약간 칼칼한 게 예전 친정 어머니의 손맛을 느끼게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주인집 아주머니가 수지타산이 안 맞아 다른 곳에 순대국집을 열기로 했다고 했다. 아쉬운 마음에 문 닫기 전 그 집 만두를 미리 주문해다 냉장고 냉동실에 얼려 놓고 지금도 주말에 만두국을 끓여 먹는다.

세탁소 아저씨도 행방불명 상태다. 며칠 안 보이길래 처음에는 어디 아픈가 했더니만 그 아저씨는 이별의 통보도 않고 떠난 것이었다. 결국 다른 세탁소에 남편의 셔츠 등을 맡기는데 도통 마음에 들지 않는다. 변화무쌍한 세태에 사람의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더니 요즘 딱 그 심정이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3-07-0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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