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SNS 조문시대/박현갑 논설위원

[길섶에서] SNS 조문시대/박현갑 논설위원

입력 2013-07-01 00:00
수정 2013-07-01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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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애경사 챙길 일이 많다. 하지만 다 갈 수는 없는 일. 불가피하게 마음만 표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애경사 장소가 사는 곳과 멀리 떨어진 곳이라면 더 그렇다. 이런 경우라도 장례식은 가급적 참석하려 한다. 무엇보다 슬픔에 빠진 유가족과 정서적으로 공감하는 게 인간적이라 생각해서다. 얼마 전 조의 답례글을 문자메시지로 받은 적이 있다. 부음이나 결혼 등을 알리는 문자를 받은 적은 많지만 답례 글은 처음이었다. 혼례 답례는 떡으로, 장례의 경우는 대개 편지로 받은 터라 다소 의외였다.

알고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알린다고 한다. 전문 업체도 많단다. 다양한 조의 답례글 샘플에 수백명에서 수천명까지 동시에 단체문자 전송도 가능하다. 상조회사를 중심으로 장례를 대행해 주는 것은 물론 답례글도 맞춤형으로 생산·유통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셈이다. 모바일 시대에 맞는 행동양식이라 생각하면서도, 불합리한 경조사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속도로만 내몰리는 현대인의 일상을 보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2013-07-0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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