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출근길 엘리베이터 안에서 뜻밖의 인사를 받았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어린 여학생과 20대 초반 남녀 그리고 나 4명이 있었다. 층층이 서던 엘리베이터가 4층에서 멈췄다. 60대 중반쯤 돼 보이는 남성이 들어서며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다. 엘리베이터를 또 세워 미안한 마음이 든 듯했다. 바쁜 출근시간대, 너나없이 모두 마음이 바빴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무덤덤하게 서 있던 한 젊은이가 얼른 닫힘버튼을 누른다. 나 역시 엉겁결에 받은 인사에 답례 인사는커녕 묵례마저도 못한 채 겸연쩍게 내렸다.
뒤 이어 탄 지하철 안. 30대 후반의 두 여성이 제법 큰 목소리로 얘기를 주고받는다. 20분은 족히 됐을 것 같다. 주위의 눈길엔 아랑곳없이 이들의 시끄러운 신변잡담은 이어졌다. 결국 내가 자리를 떴다. 출근길의 지하철 전화 소음 경험상 보통 젊은 연인 간의 전화는 길다. 반면 회사에 급히 연락을 하는 직장인은 목소리가 큰 편이다. 하지만 이날은 좀 달랐다. 따뜻한 배려와 차가운 이기. 두 단상이 교차한 출근길이었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뒤 이어 탄 지하철 안. 30대 후반의 두 여성이 제법 큰 목소리로 얘기를 주고받는다. 20분은 족히 됐을 것 같다. 주위의 눈길엔 아랑곳없이 이들의 시끄러운 신변잡담은 이어졌다. 결국 내가 자리를 떴다. 출근길의 지하철 전화 소음 경험상 보통 젊은 연인 간의 전화는 길다. 반면 회사에 급히 연락을 하는 직장인은 목소리가 큰 편이다. 하지만 이날은 좀 달랐다. 따뜻한 배려와 차가운 이기. 두 단상이 교차한 출근길이었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2013-06-28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