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면서 박사학위도 갖고 있는 동창이 ‘어머니의 전쟁’이란 책을 냈다. 폐암 말기 선고를 받은 어머니를 임종 때까지 일곱 달 동안 간병하면서 쓴, 어찌 보면 처절한 기록이다.
책에는 둘째 아들인 그 친구가 팔순이 넘은 병든 어머니를 돌보면서 겪은 절절한 사연이 담겨 있다. 움직이기조차 힘든 몸으로 새벽녘에 병상에서 기다시피 내려와 보호자용 간이침대에서 자는 아들에게 이불을 덮어주는 어머니의 사랑을 친구는 ‘끔찍한 사랑’이라고 표현했다.
모시지도 않던 차남이 마지막을 책임지는 게 쉬운 일이겠는가. 그런 아들에게 어머니는 “둘째야, 너와 나는 죄를 많이 지어서 마지막에 이렇게 만났나 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친구는 어머니의 최후를 곁에서 지켜보면서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되었다. 그는 어머니를 성자(聖者)라고 했다. ‘백리를 달려 남도로 달려가면/비가 새어들고 바람이 들이치는 옛집에/절뚝거리며 마중 나오는 성자가 산다/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고도/더 못 주어 안타깝다던 그 사람’(고향에는 성자가 산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책에는 둘째 아들인 그 친구가 팔순이 넘은 병든 어머니를 돌보면서 겪은 절절한 사연이 담겨 있다. 움직이기조차 힘든 몸으로 새벽녘에 병상에서 기다시피 내려와 보호자용 간이침대에서 자는 아들에게 이불을 덮어주는 어머니의 사랑을 친구는 ‘끔찍한 사랑’이라고 표현했다.
모시지도 않던 차남이 마지막을 책임지는 게 쉬운 일이겠는가. 그런 아들에게 어머니는 “둘째야, 너와 나는 죄를 많이 지어서 마지막에 이렇게 만났나 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친구는 어머니의 최후를 곁에서 지켜보면서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되었다. 그는 어머니를 성자(聖者)라고 했다. ‘백리를 달려 남도로 달려가면/비가 새어들고 바람이 들이치는 옛집에/절뚝거리며 마중 나오는 성자가 산다/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고도/더 못 주어 안타깝다던 그 사람’(고향에는 성자가 산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2013-05-24 30면